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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보고 90% 사람이 없앴다
보호지역 지정 2%도 안돼
45곳 불과…개발 무방비
환경부, 중점평가 대상 포함
자연자원총량제 도입 추진
박지수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03일(목) 21:07

ⓒ 대구광역일보
전국 습지 165곳이 사라지거나 면적이 줄어들었다. 90%는 논밭으로 경작하거나 공장, 골프장을 조성하는 등 사람 손에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3년새 습지 165곳 훼손…
3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습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실 74곳과 면적 감소 91곳 등 총 165곳에서 습지 훼손이 확인됐다.
습지는 민물(담수)이나 바닷물(염수) 등이 영구·일시적으로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이다. 육지나 섬에 있는 호수·못·늪·하구 등 내륙습지와 만조 때와 간조 때 수위선과 지면 경계선 지역인 연안습지 등이 있다.
조사는 5년 단위(2016~2020년)로 하는 전국 내륙습지 기초조사사업의 중간 분석 결과로, 국가습지현황정보 목록에 등록된 2499곳 가운데 1408곳을 대상으로 했다.
완전히 사라진 74곳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 23곳, 충청 21곳, 강원 13곳, 전라 12곳, 제주 3곳, 경상 2곳 등이었다. 면적이 감소된 습지 91곳 중 절반이 넘는 52곳(57%)은 전남과 전북 지역이었으며 경기 19곳, 경상 12곳, 강원 8곳 순이었다.
훼손이 확인된 165곳의 습지 중 90%인 148곳은 논, 밭, 과수원 등 경작지로 이용하거나 도로, 산업단지, 택지, 골프장 조성 등 시설이 자리 잡는 인위적 요인으로 원래 모습을 잃었다. 초지나 산림으로 변하는 자연적인 요인에 따른 훼손은 10%(17곳)에 불과했다.
습지 모습을 감춘 74곳의 소실 원인을 들여다 보면 77%인 57곳이 인위적 요인으로 사라졌다. 가장 많은 29곳은 논, 밭, 과수원 등 경작으로 소실됐으며 산업단지, 택지, 골프장 조성 등 시설 입지 탓에 20곳이 소실됐다. 5곳에선 경작과 택지조성이 동시에 이뤄졌으며 2곳은 매립 후 방치됐고 1곳은 댐 건설로 수위가 상승하면서 매몰됐다.
실제 2013년엔 원시 자연 상태로 잘 보전돼 있었던 경기도 양평군 문호천 수대울 하천습지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하천정비 사업을 거치면서 나대지로 방치됐다.
▣보호지역 지정 습지 2% ‘불과’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때 습지를 중점 평가하고 중장기적으론 사업자 등에게 훼손한 면적만큼 대체 습지를 복원토록 하는 ‘자연자원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찾아낸 습지 2499곳 가운데 습지보전법에 따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습지는 2%도 채 안 되는 45곳에 불과하다. 멸종위기종 서식, 생물다양성, 생태경관 등 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나머지 98% 이상 내륙습지는 무분별한 개발 압력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환경부는 당장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할 때 사업부지에 습지가 포함된 사업은 중점평가 대상에 포함시켜 습지 훼손을 최소화한다. 훼손이 불가피할 땐 그에 상응하는 신규 습지 조성을 유도한다.
이외에 습지 가치가 과소평가되지 않도록 습지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습지 생태계서비스)을 정량 평가하고 정책 결정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이바지한 지역주민 등의 친환경적 행위에 대해선 지원책도 마련한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인간에게 수자원 공급, 온실가스 흡수, 경관과 문화적 가치 창출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공간”이라며 “미래세대에게 이러한 습지의 다양한 혜택을 온전히 물려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고 말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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