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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발생, AI 초동실패 교훈삼아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07일(화)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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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구제역 비상이 걸렸다.
충북 보은군의 한 젖소농장에서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전북 정읍의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AI와 구제역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은 2016년 3월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이후 11개월만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우리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유형 중 하나인 혈청형 O형 타입이라고 한다. 해당 농가에서 제대로 백신접종을 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10년 구제역으로 348만 마리를 살처분하면서 3조 원의 피해를 본 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설마’하는 방심으로 백신접종을 게을리 했다가는 큰일을 저지르게 된다.
농식품부는 방역팀과 역학조사팀 등을 긴급 투입, 방역조치와 함께 구제역 발생농장 반경 3㎞ 이내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사육 젖소 195두를 살처분했다. 구제역은 기온이 낮은 겨울에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높아진다고 하니 자칫 대유행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다만 방역 당국은 작년 10월부터 소·돼지 등에 백신을 접종해 소 97.5%, 돼지는 75.7%의 항체형성률을 확보했다며, 전국적으로 번질 확률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구제역의 특성상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고, 이 경우 축산농가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2010년의 악몽을 기억해야 한다. AI에 이어 구제역까지 덮치면 국내 축산업의 기반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정부가 전국의 소 330만 마리를 대상으로 방역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이동중지 명령을 내린 것은 잘한 일이다.
초기 늑장 대응으로 AI 방역에 실패한 것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구제역을 초기에 막지 못하면 소와 돼지고기 값의 상승도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농산물 작황 부진으로 배추·무·당근 등의 가격이 큰 폭 오른 마당에, AI에 따른 계란 값 폭등에 구제역 확산으로 소·돼지 등 육류가격까지 뛰면 서민들의 고통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당장 철저한 차단 방역이 필요하다. 구제역이 경북지역으로 유입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차단방역과 함께 축산농가 자체적인 긴급 방역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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