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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4%인상에 세금은 16.4%나 더 걷어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13일(월)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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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봉급은 찔끔 올랐지만 세금은 왕창 뜯겨 나갔다. 지난해 봉급생활자의 급여는 평균 4% 오르는데 그쳤지만 정부가 봉급생활자에게 원천 징수한 근로소득세가 사상 처음 30조 원을 넘어섰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4.6%나 더 걷은 것이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은 242조6000억 원이다. 2015년보다 24조7000억 원이나 증가했는데, 전년 대비 증가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추경을 편성하면서 올해 세수를 다시 예측했는데, 그 규모가 232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봤고 그에 맞춰 예산을 짰다. 하지만, 한 해가 지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 예상보다 9조8000억 원을 더 많이 걷은 것이다. 경제가 잘 돌아가야 내는 세금이 많아지는데, 지금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해 거둬들인 법인세는 2015년도 기업들이 번 돈에 대한 세금이다. 2015년에도 기업 매출은 좋지 않았지만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014년 91조 원 대에서 2015년 102조 원 대로 오히려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 세수 증대로 이어진 것이다. 또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대기업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한 것도 세수를 늘리는 효과로 이어졌다. 소득세는 부동산 호황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1.8조 원 전년보다 더 걷혔고, 개입사업자들이 내는 종합소득세가 1.6조 원 더 들어왔다. 근로소득세는 무려 3.9조 원이나 늘었는데, 총액으로는 31조 원에 달했다.
늘어난 근로소득세는 근로자들의 명목 임금이 늘어나고 취업자 수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지만 지난해 경기를 생각하면 근로소득세 증가 이유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증가율로 보면 근로소득세는 2015년과 비교해 14.6%가 급증했다. 하지만,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이 4% 오른 데 그쳤다.
재정의 적자나 흑자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해처럼 세수가 예상보다 크게 넘치면 경기부양에 쓸 수 있는 돈을 미처 쓰지 못해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또, 과도한 세금징수는 시중에 돌아다닐 돈을 빨아들여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애초 정부가 올해 세수를 실제와 가까운 수준으로 전망했더라면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10조 원보다 더 늘려 민생대책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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