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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판결에 불복, 어쩌겠다는 것인가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3월 14일(화) 17:58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으로 파면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에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에서 파면 당한 뒤에 헌재의 결정에 대해 일체의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지켜왔던 박 전 대통령의 첫 공식 반응이다. 사실상 헌재 결정에 불복하고 법적 투쟁에 나설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명시적 승복 선언이야말로 지난 4년간 국정을 이끌었던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지만 그는 이를 외면했다. 승복은커녕 되레 법적인 투쟁을 예고하는 결기를 보인 것이다.
이는 지지자들에게 암묵적으로 탄핵 불복 운동을 부추기는 메시지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최후 변론서에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가겠다”고 한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전원 일치 파면 선고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선고 뒤 일부 참모들에게 탄핵 여부를 재확인했다는 말에서 기각이나 각하를 기대했던 정황이 짐작된다. 그렇더라도 탄핵 결정이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한 몸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승복한다는 말을 했어야 했고 더불어 태극기를 내려놓고 국민대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간곡히 호소했어야 했다. 그것이 대통령의 자질인 것이다. 그것이 법치주의요, 민주주의인 것이다.
헌재의 선고에 불복하고 오히려 법적인 싸움을 하겠다고 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대립과 갈등을 조장할 뿐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한 친박 단체의 과격한 시위도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박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승복 의사를 명확히 밝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스스로 그렇게 강조했던 법치를 스스로 어기는 모순을 범해서는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위한 지도자의 책무를 다함으로써 헌정질서를 유린한 잘못을 속죄해야 한다. 생업을 제쳐 놓고 태극기 집회에 몰두하는 지지파들이 이성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은 마지막에라도 박 전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품격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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