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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포럼’의 눈 뜨고 못 볼 망발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3월 15일(수)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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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포럼이 그제 긴급 논평을 내고 외교·안보 관료들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관료들이니, 즉시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당했으니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현 외교·안보 부처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주장이다. 해괴한 일이다. 심지어 “공무원들은 더 이상 부역행위를 저지르지 말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점령군처럼 오만방자하다. 지금은 대통령 궐위상태인 비상사태다. 제대로 하자면 평소보다 더 철저한 업무자세가 요구되는 때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사드 문제를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데다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범상치 않다. 그런 만큼 공직자들은 한시라도 국정에 소홀해선 안 되는 상황인데 오히려 국정에서 손을 떼라니 참으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 정치적 혼란이 있더라도 복지부동하지 말고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다그쳐야 할 시점에 모든 일에서 손을 떼라니 제정신인가. 한반도 평화포럼은 어떤 단체인가.
한반도 평화포럼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안보 부처의 고위직을 지낸 진보 성향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민간단체로 일부는 야권 대선 후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한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공동 이사장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러니 진보 진영이 벌써 정권을 잡은 것처럼 행세한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다.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맞대응해 사드 레이더보다 탐지거리가 훨씬 긴 레이더를 속속 설치하면서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 13일 중국이 탐지 반경 3000㎞인 레이더 톈보(天波)를 추가로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사드 한반도 배치가 중국의 안보를 저해한다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왔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이중 잣대다. 더구나, 중국은 초등학생을 동원한 사드 반대 궐기대회까지 벌였다. 어린아이들에게 롯데 과자를 사 먹지 말라고 선동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한반도 평화포럼이 “외환만 부르는 사드 배치를 중단하라”고 하고 있으니 이 단체는 어느 편을 들고 있는 것인가. 야권의 대선후보가 미국에 대해 ‘노(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중국에 대해 ‘노(NO)’하고 외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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