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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비리 근절,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4월 09일(일) 17:55

공인회계사 A씨는 2015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를 비롯해 192개 아파트 단지의 외부 회계감사를 수임했다. 같은 회계법인 소속 보조 회계사 5명과 함께 6개월여간 이들 단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1개 단지 평균 감사일은 0.66일에 불과했다. 이들 아파트 가운데 170개 단지에서 예적금 확인 절차 소홀, 장기수선충당금 적정 징수 여부 소홀, 공사 계약 관련 검토 소홀 등 부실감사가 적발됐다. A씨는 6개월간 직무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이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함께 전국 3349개 아파트 단지의 외부 회계감사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로 밝혀진 것이다. 심리 결과 전체의 53.7%인 1800개 아파트 단지에서 부실감사를 적발했다. 아파트 단지 둘 중에 하나 이상이 부정을 저질러 온 셈이니 관리비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실감사 유형으로는 ‘공사 계약 검토 소홀’이 35.9%로 가장 많았고 ‘장기수선충당금 부과 검토 소홀’(28.0%), ‘감사업무 미참여’(16.2%) 등이 뒤를 이었다. 아파트 관리 비리도 끊이지 않았다. 외부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감사한 결과, 비리가 의심되는 816개 단지 가운데 87.4%(713개)에서 3435건의 비리가 드러났다. 2015회계연도 외부 회계감사에서 비적정 판정을 받은 592개 아파트 단지를 보면, ‘자산·부채 과대·과소’가 23.2%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장기수선충당금 과대·과소’(15.6%), ‘수익·비용 과대·과소’(15.1%), ‘증빙자료 누락’(12.7%) 순이었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 관련 비리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관리비를 빼돌려 쌈짓돈처럼 쓰는 사례까지 나온다. 실제 지난 2월 청주에서는 빚을 갚고자 아파트 관리비를 빼돌린 40대 여성이 쇠고랑을 찼다.
이 여성은 2011년 1월부터 5년간 청주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리로 근무하면서 2억7000여만원을 빼돌렸다. 건물 수선비 등 각종 경비 청구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빼돌린 돈은 개인 채무를 정리하는 데 쓰였다.
이번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지방자치단체의 감사가 매우 유용하다. 그동안 많은 아파트에서는 입주민들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명목으로 지자체의 감사 등을 거부하고 비협조적으로 임해왔는데, 대구시가 전문가들을 통해 관리비 비리 근절에 나서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앞으로도 지자체가 아파트 관리비 점검의 강도를 높이는 한편 제도 개선에 주력해 주기 바란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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