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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우병우 기각, 검찰개혁은 사필귀정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4월 13일(목)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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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법원은 지난 12일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모두가 구속됐지만 핵심 인물로 지목돼온 우 전 수석은 정작 구속을 면하게 됐으니 허탈감이 앞선다. 국민 정서와 너무나 동떨어진 결과다.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다”는 영장기각 핵심 사유는 지난 2월 특검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다시 영장을 청구한다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한 박영수 특검이나, “50명이나 조사했다”던 특별수사본부 관계자의 큰소리나, 최순실씨의 이권 확보를 지원하고자 ‘케이스포츠 클럽’ 사업과 관련해 대한체육회를 감찰하려 한 직권남용 혐의와 세월호 참사 수사 외압 사실을 부인한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 등 박영수 특검이 적용하지 않은 두 가지 혐의를 새롭게 추가했다는 자신감도 모두 무색케 됐다.
박근혜 정부 ‘황태자’로 군림한 우병우 기각과 관련,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부실수사론’ 등 비판적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영장 기각은 안타깝지만 부실수사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영장이 기각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건 법원 판단이고,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지난해 검찰 1기 특별수사본부의 초동 수사는 지탄을 받아 마땅했다. 우 전 수석은 수사를 받는 검찰 사무실에서 팔짱을 끼고 웃으면서 수사관들과 대화를 나눠 ‘황제 소환’ 얘기를 들었다.
더욱이 지난해 7~10월에 검찰국장과 1000차례 이상, 검찰총장과 20여차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 수사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2기 특별수사본부가 1기의 멤버 그대로였으니 영장 기각은 예견된 일이 아닌가. ‘우병우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 기각으로 검찰개혁이 공공연히 회자되는 것은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집권이 유력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를 통한 검찰 개혁 의지를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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