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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여야 회동, 협치 시동 걸었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21일(일)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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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문 대통령 취임 9일 만에 여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의 모습은 과거 청와대 회동과 너무나 달랐다. 문 대통령이 회동 장소인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 먼저 나와 기다렸는가 하면, 자리의 상하 구분이 없는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고 참석자들이 명찰을 달지 않은 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문 대통령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운영을 제안하고 5당 원내대표들이 동의해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하겠다는 공약을 거듭 확인했다.
여야가 국정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준 회동이었다. 이날 여·야·정 국정협의체 합의는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협치하자는 원칙을 확인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협치의 방법, 즉 협치의 제도적 틀을 논의하는 단계로 진일보한 때문이다.
이 날의 청와대 회동은 대선기간 거론됐던 정당 간 연정이 물 건너갔으나 대신 국정협의체 구성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모색한 자리다. 문 대통령이 먼저 여ㆍ야ㆍ정 국정 상설협의체 운영과 공통 대선공약 우선 추진을 제안했고 5당 원내대표들이 동의해 구체적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검찰 및 국가정보원 개혁, 방송 개혁도 추진과제에 올랐고 ‘사드, 신중 접근’으로 야당에 화답했다. 협치의 큰 틀에 합의한 것으로 한국 정치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개헌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게 아닌가 싶었으나 문 대통령은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반드시 개헌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제 5·18 37돌 기념사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고 개헌을 언급한 것보다 더 강한 어조다.
선거 때의 개헌 공약을 매번 뒤집었던 역대 정부와 달리, 자신은 개헌 문제부터 약속을 지켜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다. 특히 “어떤 경우든 개헌에 발목을 잡거나 딴죽을 걸 생각이 없다”고 덧붙인 점이 돋보인다.
청와대 회동의 최대 성과는 협치의 큰 틀을 놓은 점이다. 이제 대통령과 여야는 모두가 소통과 타협의 정치를 복원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집권 측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진정성 있게 대하고 야당도 발목 잡기가 아닌 견제와 협조를 병행해야 한다. 상설협의체 운영을 통한 협치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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