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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더 미룰 이유 없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31일(수)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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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의 종교인 과세 관련 발언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종교인 과세 시행 시기를 2018년에서 2년 더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도 과세 유예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종교인 과세를 내년부터 시행하면 )각종 갈등과 마찰이 일어날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와 조율을 통해 결정된 바 없다”며 “그것은 김진표 위원장의 이야기”라고 해명해 주목된다.
종교인 과세 문제는 50년 가까이 시행이 지연돼오다 어렵사리 사회적 합의에 이르러 2015년 12월 종교인 과세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년간 유예 기간까지 준 사안이다. 반세기의 진통과 법안 통과 및 2년간 유예기간 설정이면 충분하다. 다시 2년간 유예 필요성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모 교회 장로이면서 더불어민주당 기독신우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 그가 종교인 과세를 2020년으로 2년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만들어 현재 의원서명을 받고 있다고 하니 진의가 더욱 궁금해진다.
또다시 준비기간 부족을 이유로 유예한다면 결국 종교인 과세를 무산시키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조세정의가 다른 무엇보다 시급히 확립해야 할 법 정의이고 보면 어떤 이유로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것이 일반적 여론이다.
1968년 국세청이 처음으로 종교인 과세를 추진한 이후 종교인 과세의 당위성은 수없이 논의돼 왔고 종교단체에서 납세의무를 자발적으로 이행하는 사례도 많다. 가톨릭은 이미 1994년 주교회의 결의에 따라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있다. 불교와 개신교에서도 승려와 목회자 스스로 세금을 내거나 종단에서 세금 납부를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서 당장 시작한다고 해서 갈등과 마찰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우려’에 속한다.
종교인 과세를 늦출 이유가 없다. 납세의 의무는 것은 헌법사항이다. 종교인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특별법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국민개세주의는 결코 협의나 합의의 대상일 수 없다. 종교단체 기부금은 한 해 8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3월부터 조계종에서 불고 있는 재정공개 바람이 종교계 스스로의 세금 납부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보편적 의무가 종교계에도 지켜지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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