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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의혹, 대통령 사과와는 별도문제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0월 26일(수)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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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비선(秘線)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 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최순실 씨의 실명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최 씨와는 과거 자신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 연설과 홍보분야에서 도움을 받았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일정 기간 의견을 들었지만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면서 그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들의 심려를 끼친 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박 대통령의 사과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고 여권 내부에서조차 대통령의 책임과 직접 해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의 말대로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졌음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 친하지 않다는 그동안의 말이 결국 거짓말이었다는 점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또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을 어떤 식으로 수사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사 표시가 없었던 점 등으로 인해 박 대통령의 사과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움은 유감이다.
최순실 의혹을 박 대통령의 사과문으로 덮고 갈 수는 없다. 연설문 첨삭 확인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등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은 한층 더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 공식라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의 최 씨가 청와대로부터 각종 연설문은 물론 국무회의 모두발언문과 인사관련 자료까지 수시로 공식 발표 전에 받아 보고 의견을 반영했다면 그 자체로 심각한 정보유출이자 국기훼손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순실 씨 책상위에 항상 두툼한 ‘대통령 보고자료’가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자료를 가지고 국정전반을 논하는 비선모임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한 단순한 ‘호가호위’가 아니라 국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증거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통령도 수사대상이라고 말한다. 새누리당 김용태·하태경 의원은 검찰수사에 맡길 수 없다며 특검을 주장한다. 도대체 최순실이 누구길래, 아무런 공직도 없는 민간인이 어떻게 대통령 배후에서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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