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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눈먼 돈 안 되게 보완해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1월 01일(화)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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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한 근로자가 재취업할 때까지 생계를 보호하고,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소중한 재원인 실업급여가 엉뚱한 사람들의 손에 의해 갈취되고 있다. 조적공 일용근로자인 전 모(54) 씨는 부인 김 모(49) 씨를 일용근로자로 신고한 후 수급자격을 갖추면 실직한 것으로 속여 2008년 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7차례에 걸쳐 2400만원 상당의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했다. 전 씨도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실직한 것으로 거짓 처리해 부정수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직근로자가 재취업할 때까지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을 해주는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합동으로 실업급여 부정수급 단속을 벌여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한 피의자 126명을 사기 및 고용보험법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확인된 부정수급액은 모두 5억3600만원에 달한다. 피의자들은 형사처벌과 함께 부정수급액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환급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실업급여는 근로자가 고용보험 적용사업장에서 퇴직 전 180일 이상 근무하다 해고 등 불기피한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우 수당을 지급하는 사회안전망 제도다. 갑자기 직장을 잃은 근로자에게 재취업 때까지 일정기간 생계를 돕기 위해 생활보조비를 대준다는 게 제도의 핵심이다. 이처럼 실업급여는 가정을 지탱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위안이자 재기의 발판이라는 점에서 다시없이 소중한 제도이다.
그러나 실업급여 부정수급자가 늘어나고 있어서 문제다. 부정수급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은 은밀하게 꾸민 부당수급 사실을 관계기관이 어떻게 알까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는 수급자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퇴직자 배려’ 차원에서 가짜 서류를 작성해 주는 것도 부정수급자 증가에 한몫 하고 있다. 때로는 고용주와 합작해서 부정수급을 시도하기도 한다.
실업급여가 ‘먼저 본 사람이 임자’가 된지 오래다 보니 실업급여를 못 타 먹는 사람은 바보취급 당한다. 부정수급행위가 적발되더라도 가벼운 처벌도 문제다. 이 제도가 유용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실업상태였다는 것을 입증할 증빙서류를 첨부토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과태료도 대폭 인상, 징벌적 성격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실직자가 재취업할 때까지 생계를 보호하는데 쓰일 실업급여가 줄줄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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