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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찰’ 오명을 벗을 마지막 기회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1월 02일(수)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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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며 사죄의 뜻을 밝히던 최순실 씨가 정작 검찰 심문에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쏟아진 의혹에 대해 부인과 변명, 궤변으로 일관해 온 최 씨여서 예상했던 일이나 너무나 당돌한 태도로 볼 때 얼마나 의혹을 밝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초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자살까지 들먹이며 ‘귀국 불가’ 입장을 밝혔던 그가 돌연 자진 입국할 때부터 수상쩍었다. “죽을죄를 지었다”는 심경과 눈물에 조금이라도 진심이 담겨 있다면 최 씨가 할 일은 자명하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 모든 진실을 숨김없이 밝히면 된다. 말맞추기와 증거인멸로 진실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최씨 혐의만 해도 횡령·배임, 탈세,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 10여개에 달한다.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과 모금 및 사유화,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농단, 딸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이 핵심이다. 두 재단 의혹과 관련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의 역할을 규명하는 것이 포인트다. 박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200여건의 청와대 문서가 저장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도 관건이다. 태블릿PC 사용자로 지목된 최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것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간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 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수사에서 보듯 맥없는 검찰의 모습에서 검찰의 태생적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국민이 부여한 막중한 임무를 소홀히 한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검찰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는 검찰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권의 의도에 따라 휘두르던 칼을 이제 정권을 향해 겨누는 상황이 됐다. 우병우의 경우에서 보듯 어느 정권보다 현 정권은 검찰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이제 수사지침을 떨치고 억압의 외풍과 정면으로 마주서야 한다. 거두절미하고 최씨 의혹은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떨어진 것은 대통령의 지지율만이 아니다. 검찰도 마지막이다. 정치권이 최순실의혹을 특검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지금 검찰은 최선을 다해서 실체를 밝혀야 한다. 그것이 정치 검찰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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