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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시험 또 말썽인가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1월 02일(수)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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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부정 사건이 또 터졌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시험지를 빼돌려 응시생에게 준 시험주관 업체 관계자와 교수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의 한 공인중개사 전문학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문제를 미리 받아보고 시험을 본 528명 가운데 501명은 실제로 자격증을 땄다고 하니 가가 막힐 일이다.
범인은 자격증 시험 주관업체에서 홍보 업무를 하던 62살 장 모 씨다. 그는 2010년부터 4차례 이 학원의 원장과 부동산학과 대학교수 등 6명에게 시험지를 미리 빼내 주었다고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공인중개사 시험 주관사가 지난 2004년에도 시험지를 유출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전과가 있는데도 다시 맡긴 결과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시험 부정은 시험 문화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공정한 평가제도를 운영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국가공인 시험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무슨 수를 쓰든 합격만 하면 그만이라는 비뚤어진 가치관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시험은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막 나가는 시험 문화 이면에 도사린 도덕불감증을 몰아내는 방안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공인중개사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다. 그러나 정부는 사설 자격증 정도로 인식, 행동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양대 부동산중개업 단체는 회원인 중개사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공인중개사시험 과목을 보면 사법시험 못지않을 정도로 과목도 다양하고 전문성도 요구된다. 정작 중개업소 영업에 필요한 내용은 거의 없다.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 시험문제 출제위원이 강의하는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합격은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시험 때마다 문제지 유출 의혹이 불거지는가 하면 시험의 난이도 역시 시행할 때마다 다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험 출제기관ㆍ출제위원ㆍ감독기관 등에 대해 책임을 묻는 조치는 전혀 없는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노후나 생계를 위해 1년 이상 준비한 수험생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아서는 안 된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그동안 복수정답, 시험지 부족, 문제지 유출 등으로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시험제도의 문제점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공인중개사는 자격증인 만큼 부동산 중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실력만 갖추면 누구나 딸 수 있게 해야 한다. 중개업소의 과당경쟁 등의 문제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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