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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담화에 빠진 권력이양 문제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1월 06일(일)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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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일 국정문란 사태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지난 달 25일의 1차 사과발표보다 진일보한 내용을 담았다. 우선 1차는 90초에 불과한 무성의한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9분이나 됐다. 또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준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적시하는 등 대통령 자신에게 잘못과 책임이 크다는 점을 시인한 점이 달랐다. 또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혔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을 강조했다. 더욱 대통령 자신이 검찰수사나 특별검사의 수사를 수용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인 권력이양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김병준 총리내정자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입에 담지 않았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우리 안보가 매우 큰 위기에 직면해 있고 우리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 큰 국정혼란과 공백 상태를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 속히 회복해야만 한다”면서 국정 주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주말의 촛불집회가 종전보다 대규모로 커지고 ‘하야-퇴진’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이제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과 진솔한 대화를 해야 한다. 지금 상황은 경제를 비롯한 내치는 물론이요 외교와 안보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순탄한 것이 없다. 박 대통령이 국정의 주도권을 쥐겠가고 고집한다면 결국은 ‘하야 운동’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김병준 총리내정자를 발표한 것 부터 악수가 됐다. 국민은 김 총리 지명이 국회상의없는 일방적 지명이므로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45%가 철회요구를, 임명 찬성은 21.0%에 불과하다. 대구-경북도 41.7%가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김병준 총리 카드를 깨끗이 접는 것이 현명하다. 야당과의 영수회담이 시급한 이유다.
야당의 책임도 무겁다. 하야운동 국면으로 리더십공백이 하염없이 지속되고 촛불이 온 나라를 집어삼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영수회담을 통해 박대통령의 2선 후퇴가 불가피함을 설득해야 한다. 박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대구-경북조차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마당에 권좌에 미련을 갖는다는 것은 자칫 더 큰 불행을 자초하는 일임을 설득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야당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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