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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의 민심’ 대통령이 결단해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1월 13일(일)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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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도심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세 번째 촛불 집회에 100만 명(경찰 추산 26만 명)이나 되는 인파가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주민 1만여 명(경찰 추산 6000여 명)이 상경 투쟁을 벌였다. 1987년 6·10항쟁이래 가장 큰 규모의 집회다. 두 번 째 촛불집회까지 장외로 가가는 것을 삼가했던 야3당도 모두 합류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만이 아니라 박 대통령의 국기문란행위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분노다. 청와대도 분노한 민심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검찰 수사 상황은 대통령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이번 주 중에 조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기금을 기업들에 종용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이미 대통령의 세세한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했고, 대통령 육성이 담긴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도 확보됐다. 국정 농단 파문을 일으킨 최순실씨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연설문 사전 입수 등 일부 드러난 사실에 대해선 ‘대통령 요청’이었다는 식으로 면피에 급급하다고 한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 측도 최근 제기된 모성형외과의 해외 진출 지원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지시한 사항”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국정농단이 박 대통령의 주변 관리 소홀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발원지라는 사실로 귀착되고 있다. 한 때 대통령도 피해자라는 말이 나왔으나 지금은 쑥 들어 간 상태다. 검찰은 최 씨 구속 시한이 20일임을 감안해 이번 주에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다는 입장이지만, 박 대통령이 바로 ‘국정농단 몸통’이라는 정황이 하루하루 추가 확인되는 만큼 검찰이 좌고우면할 계제가 아니지만 검찰은 여전히 못미덥다. 국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10일에야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압수한 헨드폰은 교체한 것이었다. 한심한 뒷북 대처에 “집들이 갔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박 대통령은 도덕적 권위와 정상적 통치 능력과 국민신뢰를 잃었다. 황교안 총리는 어제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통령은 헌법에 있는 권한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으나 헌법학자들은 대통령 권한을 총리에게 넘기는 거국중립내각도 헌법에 부합한다고 해석한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대통령의 권한이양과 ‘2선 후퇴’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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