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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국에 공직기강 해이 없어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2월 13일(화)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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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마자 국방부·외교부·행정자치부 장관에게 긴급경계태세 강화와 공직자 복무기강 확립을 지시했다. 그렇지 않아도 기강이 해이해지기 쉬운 연말이 코앞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권한정지로 식물상태가 된 비상시국이고 보면 한층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황 대행의 발언은 마치 경북도의 성주군을 보고 한 말 같다. 성주군에서는 지난 6일 대낮부터 무려 7시간 동안 술판을 벌인 일이 도내에 파다하다. 군의원과 간부 공무원 30여 명이 대낮부터 7시간이나 술판을 벌이고 추태를 부렸으니 얼마나 화제가 무성했겠는가. 연말연시를 맞아 복무기강 확립을 강조하는 공문이 내려 갔을테지만 이 모양이다. 더구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추진 중인 위중한 상황이겠는가.
사연인즉 군 의회가 2017년 예산결산 보고회의 집행부 노고를 위로·격려한다는 명분으로 술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근무시간은 피했어야 하지만 이들은 탄핵정국의 어수선함을 악용한 기미가 농후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직분을 철저히 지켜야 할 간부급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술집에서 술집으로 3차까지 옮겨 다니는 안하무인의 대담한 짓을 했다. 성주군에서 벌어진 술판은 우리사회의 공직기강이 얼마나 해이돼 있는지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공무원은 국가사회의 기둥이다. 법질서를 선도해야 하는 신분이다. 더구나 공직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간부급 공무원들이 대낮 술판을 3차까지 벌이는가 하면 일부는 군청 마당에서 추태까지 부렸다고 하니 개탄할 일이지만 적당히 덮고 넘어 가서는 안 된다. 경북도내 시-군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와 비리가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번 사건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이번 기회에 경북도내 공무원의 기강과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국가를 움직이는 것은 역시 공직사회다.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모든 과정이 공직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황 대행의 다짐이 공직 기강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한두 명 철없는 공무원의 단순 일탈이 아니고 구조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민의 공복이라는 엄중한 사명을 되새기고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다시 한 번 가다듬어 더 이상 지역사회의 우려를 덧내는 일이 없기를 권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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