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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憲裁판결로 국정혼란을 줄여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12월 15일(목)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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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소가 본격 변론에 앞서 전체 재판관 회의를 잇달아 여는가 하면 준비절차를 담당할 ‘수명재판관’으로 이정미, 이진성, 강일원 재판관을 지정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준비절차란 변론에 들어가기 전 주요 쟁점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국회 탄핵소추의결서에 제시된 박 대통령 탄핵 사유 중 중복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하나로 모아서 심리할 것인지 여부 등을 준비절차에서 정한다. 향후 효과적인 변론 진행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볼 수 있다.
헌재가 “헌재의 탄핵심판은 탄핵소추 의결서에 적힌 모든 쟁점을 대상으로 (기각·각하·인용 결정을 따로 해야) 한다. 중요한 것만 선별적으로 심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기본 입장을 밝힌 대목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즉 “탄핵심판에서는 당사자가 주장하는 쟁점을 예외 없이 살펴보는 게 원칙”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별적 심리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탄핵심판을 최대한 서둘러 국정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도록 해 달라는 야당의 주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마비된 국정을 조기에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핵심 사안 중심으로 선별 심리를 해 하루빨리 탄핵 결정을 내려달라는 것이 야당과 국민들의 요구인데 이를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에는 탄핵사유로 9가지가 적시돼 있다. 국민주권주의·생명권 보장 등 헌법을 위배한 5가지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위반·공무상비밀누설 등 법률을 위반한 4가지 유형(8가지 행위)이다. 이 중엔 진위 규명이 되지 않은 미완(未完) 부분도 있다. 신문해야 할 증인도 50명을 넘는다. 심리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 쟁점마다 사실관계를 놓고 국회와 대통령이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일 경우 탄핵심판 기한(180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박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울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바로 그 점을 박 대통령 쪽에서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헌재가 언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나라의 명운이 달린 만큼 국민의 눈길은 온통 헌재로 쏠리고 있다. 탄핵심판은 형사재판과 달리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행위를 판단하는 절차다. 헌재는 법과 원칙에 따라 탄핵 심판을 진행하되 국회의 압도적 찬성률과 촛불 민심을 감안해 심리기간을 최대한 앞당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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