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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안정세이나 2월 말까진 긴장해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04일(수)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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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 된 가금류가 무려 3000만 마리에 달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인듯 하다. 하루 10여건이던 의심신고가 1-2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최단기간에 AI가 잡힐 것으로 기대하는 측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계전문가들은 고개를 흔든다. ‘안심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2월 말까지는 계속 긴장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오리의 경우 AI에 걸려도 닭과 같이 쉽게 죽지 않고 더구나 AI 전파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AI가 전국을 휩쓸던 2014년 1-7월 살처분이 195일간 지루하게 이어졌던 ‘악몽’을 떠올리면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 얘기다. 당시 1396만1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는데, 첫 발생 후 이듬해 3월 초까지 40여일간 살처분된 가금류는 715만 마리였다. 그러던 것이 그해 7월 말까지 681만1000마리가 추가로 매몰 처리되면서 AI 사태가 장장 6개월간 지속됐다. 비록 의심신고가 줄었지만 AI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도 “확진건수가 다소 줄었지만 AI가 수그러드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문제는 계란대란이다. 의심 신고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이미 살처분된 가금류가 30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전체 산란계의 30% 이상이 도살되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번 AI로 인한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이번 AI는 가금류 중에서도 특히 알 낳는 닭인 산란계 피해가 컸다. 지금까지 국내 전체 산란계 사육규모의 32.1%에 해당하는 2245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의 경우 전체 사육규모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41만 마리가 도살됐다. 병아리가 산란용 닭으로 자라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계란 수입대책에도 불구하고 계란 수급 불안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와 경북이 AI 청정지역으로 남아 있는 것이 그나마 기적이다. 이는 시-도와 가금류사육농가의 악착같은 방역의 덕이다. 정부의 대책보다 한 발 앞섰고 더 지독했던 탓으로 AI가 침범하지 못한 것이다. 대구와 경북에서 폐사한 큰고니와 야생오리가 AI로 판명됐음에도 청정지역을 고수하고 있는 비결이다. 경북에서 공무원이 AI 방역의 과로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지만 끝까지 지켜야 한다. 대구-경북이 한국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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