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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숨진 옥시, 前 외국인 사장은 무죄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08일(일)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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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식 사망자망 189명에 달하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직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2011년 ‘살인 가습기’ 문제가 공론화한 지 6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들은 원인도 모른 채 호흡 곤란 등 극심한 고통을 받다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검증 없이 옥시 제품을 모방해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책임자에게도 금고 4년,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안전을 뒷전으로 한 채 돈벌이에 눈이 먼 상혼에 대한 단죄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그제 재판정에서 유가족의 항변처럼 검찰이 5년이나 수사를 미적거린 탓에 전 외국인 사장 존 리 전 대표(현 구글코리아 사장)는 모든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업무상 과실로 1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고, 대구-경북지역에서도 442명의 피해자를 냈다. 하지만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의 경우 겨우 7년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중형’이라고 표현,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재판부의 온정주의가 비난을 받고 있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 대한 검찰 구형이 징역 20년이었으나 재판부가 결정한 형량은 고작 7년형이었다. 재판부는 “살균제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제품 라벨에 ‘인체 안전’, ‘아기도 안심’이란 거짓 표시까지 했다”면서 “제품 라벨 표시만 믿고 살균제를 사용한 수백 명의 피해자들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피고인들의 양심 불량을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중 상당수가 어린아이라는 사실을 언급한 것을 보면 엄청난 피해 규모와 그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도 선고된 형량은 피해자들을 격분시킬 정도에 불과했다.
검찰당국의 책임도 무겁다. 보건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것도 만 5년이 지난 2011년 5월이라고 한다. 당국은 그해 11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모를 폐질환’의 원인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검찰 역시 즉각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5년이나 지난 작년 1월에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임상결과가 나온지 10년만의 일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전체 사용자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되고 피해신고자 수는 잠재적 피해자의 1％ 수준이라고 한다. 국민 전체가 피해자인 이 사건을 항소심재판부는 어떻게 다룰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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