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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100일에 벌써 뜯어 고치나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08일(일)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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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시행 100일이 지나기 무섭게 정부에서 식사-선물-경조사비 규정에 대한 보완작업에 들어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5일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법의 도입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3만-5만-10만 원인 식사-선물-경조사비 한도 가운데 식사비와 선물비한도를 설과 추석 명절에 한해 10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나돈다. 서민경제가 공직자 뇌물풍조에 기대어 버티고 있었다는 의미인 것 같아 씁쓸하다.
이에 대한 찬반이 분분하다. 반대는 이렇다. 겨우 법 시행 100일이 지났을 뿐인데 노력을 더 해보지 않고 고치려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관련 시행령규정을 한시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솔직히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공직자는 상한선을 대폭 올리던지 없애 주었으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 국민들은 현재대로 시행하기를 바라고 있다. 결국 자신의 이익과 관련해 판단하는 것이지 사회정의를 앞세운 것은 아니다.
김영란법은 원래 부정한 청탁과 뇌물을 방지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다. 청렴사회를 만들기 위해 검소한 생활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경제에 부담을 주거나 농어민과 서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어서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법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부작용이 크면 보완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나온 절충안이 경조사 비용은 그냥 두고 식사와 선물의 상한선을 높이고 또 축산과 화훼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보완책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사실상 김영란법의 엄격한 적용을 천명했던 시행초기의 정신이 퇴색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유감이다.
김영란법은 이제야 겨우 시행 100일이 지났다. 이해득실을 따지기에는 너무 이르다. 정부가 설 특수를 앞두고 지나치게 서두르는 모습에서 마치 경기불황이 김영란법 시행 때문인 것처럼 떠넘기는 인상까지 풍기고 있다. 유념할 것은 많은 여론조사에서 국민 다수가 법 시행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아직 골격을 뜯어 고칠 생각을 말아야 한다. 김영란법을 제정한 본래 의미를 제대로 살리면서도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좀 더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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