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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는 ‘먼저 본 사람이 임자’인가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24일(화)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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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조금 횡령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국가보조금은 ‘눈먼 돈’이란 말은 변함이 없다. 허위 자료로 억대의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국립대 교수와 기업체 대표 등 7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또 뇌물을 받고 이들을 도와준 공공기관 간부들과 브로커도 적발됐다. 대학들이 연구개발(R&D) 명목으로 어렵게 따낸 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단속의 고삐를 죄고 처벌을 강화해도 일부 양심불량 대학교수의 욕심에 귀중한 혈세가 탕진되고 있다.
대학 연구비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만큼 연구비 사용에 대한 근거도 투명하고 분명하게 남겨야 한다. 하지만 연구비를 사용하는 대학 교수들의 도덕성과 투명성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대학의 의료정보학과 교수 A 씨와 B 씨는 제자인 다른 대학 교수 C씨와 함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과제 9개를 수행했다. 이들은 연구원들에게 책정된 인건비의 20-30%만 준 뒤 나머진 빼돌려 검은 배를 채웠고 그나마 연구원 수도 부 풀렸다고 한다. 연구가 본업인지 범죄행각이 본업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이들의 범죄수법은 범죄집단을 뺨 칠 정도이다. 전문가 자문회의도 한 것처럼 조작했는가 하면, 카드로 결재한 KTX 승차권을 보조금 사용 영수증으로 사용한 뒤 실제론 취소해 환불금도 챙겼다. 이렇게 허위 청구한 연구개발보조금은 4억7000여만 원을 교수들은 현금으로 인출해 주식투자나 신용카드비 등 개인용도로 쓰거나 회식비로 썼다고 한다. 연구결과도 당연히 조작될 것이 뻔하다.
연구교수들의 이 같은 범법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된데는 대학측의 업무태만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연구비 사용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대학 측의 직무유기의 결과로 볼 필요가 있다.
교수 스스로 연구비 집행 원칙을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대학 측 역시 확인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이주형 대구지검 2차장 검사도 그런 말을 하고 있다. “대학의 산학 연구단에서 이 부분을 좀 더 철저하게 예산 집행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밝히고 확인을 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대학에 연구 과제를 용역으로 주는 당국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수시로 연구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지급된 연구비는 목적에 맞게 집행되고 있는지 학인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비가 무주공산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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