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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大選 유·불리 따져선 안돼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31일(화)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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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개헌특위가 헌법학자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본격적인 개헌논의가 본격화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통해 나타나듯 국민 다수는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개헌 시점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입장을 달리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이는 이른바 ‘개헌의 딜레마’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개헌의 딜레마란 개헌이 실제 이뤄질 수 있는 정치적 계기가 있는 시점에는 국민들이 개헌을 주저하고, 반대로 국민들이 개헌 필요성을 느끼는 때에는 실제 개헌으로 이어질만한 정치적 계기가 없는 상황을 뜻한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주자별로 다양한 개헌 시나리오를 내놓을 정도로 개헌을 위한 강공 드라이브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들도 시대상황의 변화 등에 따라 국가운용의 큰 틀인 헌법을 손볼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이 본색을 드러내면서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은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나 유럽형 의원내각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하는 개헌안을 내놓고 있다. 반면 국민들은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현행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5년 단임제가 아닌 4년 중임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KBS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선호 권력구조는 대통령 4년 중임제(45.9%)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이원정부제(29.2%), 의원내각제(16.1%) 순이었다.
반면, 유력 대선 주자들이 원하는 통치구조는 이원정부제나 의원내각제로 국민들이 선호하는 통치구조와는 엇갈리고 있다. 개헌특위는 11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통치구조 개편방안으로 이원정부제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집중 논의했다. 대선주자들 가운데 개헌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은 차기 대선이 치러지기 이전에 개헌을 끝마쳐야 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국가 백년대계만 고려하며 신속히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새 헌법으로 차기 대선을 치를 수 있어도 좋고,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2020년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를 함께 실시하는 개헌을 공약하는 방법도 있다. 권력구조 선택은 국민 판단을 별도로 묻는 절차를 거칠 수도 있을 것이다. 결정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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