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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대구 지하철 노인들로 북적
“에어컨 바람 찾아…”
부채 하나 들고 지하철로 피서
7월 이용객 전년보다 17만명 늘어
조여은 기자 /  입력 : 2018년 08월 08일(수)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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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대구광역일보 | |
“더운 날이면 지하철을 찾는다니까. 나 같은 노인이 하나둘이 아니야”
박무환(72) 씨는 요즘 오전 10시가 되면 대구 달서구 두류동 집을 나선다. 박씨는 챙이 넓은 모자와 부채 하나를 챙겨 들고 지하철 전동차에 몸을 싣는다.
그는 “지하철을 타고 2호선 한 바퀴를 돌면 3시간은 지나있다”면서 “더운 낮 시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어 자주 지하철을 찾아 더위를 식힌다”고 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올해 여름 지하철을 찾는 노인이 늘고 있다. 폭염에 전기료 걱정 없이 에어컨 바람을 마음껏 쐴 수 있는 피서지로 지하철을 찾는 것이다.
8일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올해 7월 지하철 1~3호선을 이용한 65세 이상 노인(321만1532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303만6737명)보다 17만4795명 늘었다.
대구·경북은 7월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은 폭염일수가 18일을 기록하는 등 더위가 극성을 부렸다.
7월 평균 기온은 26.9도로 기상관측 이래 1994년에 이어 역대 2번째를 기록했다.
도시철도 2호선 종점인 문양역은 노인들의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마천산에서 녹음을 즐길 수 있는 데다가 하루걸러 한 번씩 노래 봉사 공연이 펼쳐져서다.
실제로 이날 문양역 역사에선 무리 지어 있는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역사 내 쉼터에 앉아 있던 김 모(82) 씨는 “지하철을 타고 문양역을 찾아 해가 질 때 즈음 집으로 돌아간다”면서 “집보다 밖에 시원해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고 했다.
역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노인들이 꾸준히 찾아 왔지만 올해 여름은 유독 더 늘어 난 것 같다”며 “종착역에 내리는 고객 상당수가 노인이다”라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는 폭염 기간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역사에 냉수가 공급되는 정수기 61대를 갖췄다. 3호선 승강장에 이동식 냉방기 47대를 설치한 데 이어 시민들에게 병입수돗물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노인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시설을 정비하고 관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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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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