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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의 인생을 재미있고 신나게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7년 08월 21일(월)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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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차욱환 본지 주필 | | ⓒ 대구광역일보 |
영국에서 발표한 웰빙통계 결과다. 영국 성인 30만 명의 개인적인 웰빙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수집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40~59세 그룹이 일반적으로 전체 나이 그룹 중 가장 만족도가 적은 그룹이라고 한다.
50~54세 연령의 그룹 사이에 최악의 순간에 이르는데 그 원인이 자녀 문제 뿐 아니라 부모에 대한 문제도 동시에 겪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슴에 와 닿는다. 당장 나 자신이 엮인다.
리포트의 내용을 보니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평소의 생각과 전혀 다른 연구결과다. 먼저 가장 충실한 삶을 살 것 같고 삶의 에너지도 넘쳐날 것 같은 45~59세 그룹이 인생의 만족도와 행복의 평가가 가장 낮았다는 사실이다. 걱정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심지어 90세가 넘은 사람도 45~59세 연령층보다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인생을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이 나이가 되면 자녀들의 취업문제와 결혼문제가 잇따르고 부모 봉양 문제도 있다. 그 뿐이랴 자신의 은퇴시기여서 장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못 이루는 날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다행스럽게 나의 경우는 이 시기에 인생의 기쁨을 가장 많이 누렸다. 아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했고 또 얼마 뒤에는 맏이부터 막내까지 세 아이가 차례로 성혼해 잘 살고 있다.
특히 아내와 나는 건강했고 생활에 어려움도 없었다. 이 시기에 둘이서 전국 각지를 많이 돌아 다녔다. 때로 1박 2일도 있었지만 대개 당일치기의 단촐한 여행이었다. 따라서 여행지역도 경-남북과 충북 전남 일원만 다녔다. 지금도 그 때를 추억하면 입가에 미소가 머물고 삶의 의지가 다시 용솟음치기도 한다.
그 다음 관심이 가는 대목은 65~79세 그룹이다. 뜻밖에도 개인적인 웰빙의 가장 높은 평균 레벨을 보였다고 돼 있다. 16~19세 시기와 똑같이 인생에 대해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이다. 쉽게 이해가 안 된다. 웰빙이 무엇인가.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지향하는 삶의 유형 또는 문화현상이 아닌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분석이 아닌가. 이유를 알겠다. 조사지역이 영국이 아니던가. 늙어서도 유유자적하면서 살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 프랑스가 그렇고 일본이 또한 그렇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너무나 행복한 나라들이다.
우리의 경우 몸은 점점 노쇠하고 잔병치레를 하기 시작하는데, 더구나 대다수 노인들은 노후를 위해 준비한 것이 없어서 불안한 삶을 계속하며 지낸다.
정부가 돕는다고 하지만 태부족이다. 자녀들의 도움을 받을 처지는 아니다. 세상이 그렇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갚으라고 하는 것을 오늘의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게 보고 있어서 간헐적인 도움으로 만족하고 지내는 것이 대다수 노인들의 삶이다.
요즈음 내가 자주 생각에 빠져 드는 주제는 ‘70대 인생을 재미있고 신나게 살 수는 없을까’이다. 다행히 신문사의 도움으로 아직도 글을 쓰고 있지만 직업이 되다시피 하고 보니 ‘신바람 나는 재미를 느낀다는 것은 무리다. 가끔 낯선 도시의 거리를 인파에 휩쓸려 걷고 싶은 때가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그동안 가보지 못한 지역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이다. 주말 이틀 정도의 여가를 이용해서 호남과 충청도 경북북부지역을 찾아보고 싶다. 강원도와 경기도는 빼 놓기로 한다. 이틀간의 1박 2일 정도로는 무리일 것 같아서다. 주말마다 떠날 수야 있겠는가 한달에 한두 번이겠지. 다른 일로 바쁠 수도 있고 때로는 몸이 아플 수도 있고, 어쩌면 마음이 바뀌어 계획자체가 증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가, 그것이 인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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