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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 성장으로 양극화 해결 못한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21일(일) 21:10

↑↑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 원장
ⓒ 대구광역일보
경제 양극화 개선은 현재 한국의 최대 현안 중 하나다. 과거 개발연대에는 경제 성장과 함께 소득 분배도 개선됐으나 최근에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니계수는 1992년 0.254에서 2015년에는 0.305로 악화됐다. 양극화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의 사건은 양극화와도 관련이 있다.
양극화의 가장 큰 원인은 세계화, 정보기술(IT) 발전, 규제 완화 등으로 국경을 초월한 경쟁이 격화된 데 있다. 기존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 세계적 독과점 기업은 더욱 커지고 있는 반면 경공업, 중소기업, 농업 등 그동안 정부의 보호와 지원에 안주하던 기업들은 어려워졌다.
또 최근 산업구조의 변화로 성장의 낙수효과가 약화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발전 등으로 단순근로자 수요가 감소하고 임금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지식근로자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남으로 인해 근로자 간 임금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그러면 양극화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현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규제에 의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기존 근로자 보호 강화, 주52시간제 실시 등을 소득주도성장이란 이름하에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정책은 근로자만 생각하고 기업 여건을 어렵게 해 일자리를 줄여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하위 20%의 가계소득은 7% 줄고 상위 20%는 8.8% 늘어났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 우선 기업 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저소득층을 위한 최대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는 기업이 창출한다. 기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규제 개혁은 역대 정부가 모두 추진해 왔으나 기득권층의 반대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외국에서 허용되는 원격진료, 우버 등 공유경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규제 철폐를 설득해야 한다.
고용효과가 큰 관광, 의료, 문화 등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일자리가 중요하다면서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지도 못하고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로 매년 수백만 명이 해외로 골프여행을 하는 현실은 그대로다.
아울러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최근의 노동정책은 기존 근로자 위주로 편향되고 있다. 자동차 공장에서 작업장 전환 배치도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경찰이 배치된 상태에서 노조원이 경영진을 폭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 위에 노조가 있는 것 같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지속되는 한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는 개선되기 어렵다.
둘째, 사회안전망 확충 등 정부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 4차 산업 발달 등으로 양극화는 지속될 것이다. 그동안은 성장의 낙수효과도 있고 재정 능력도 한계가 있어 복지 지출이 미흡했다.
그러나 이제 시장경제 기능만으로는 양극화를 개선할 수 없으므로 정부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 사회안전망 확충은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로 인한 근로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회안전망 확충은 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하되 기업에 ‘사회적 책임’이란 이름으로 준조세 등 과도한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 기업은 기업 활동을 통해 고용을 늘리고 세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역할은 한 것이므로 추가적인 근로자 복지 증진 등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 아울러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이 소요될 것이므로 이를 조달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지출 삭감, 증세 등 재정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신분 상승이 용이한 사회가 돼야 한다.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이 가장 효율적이다. 저소득층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을 충실화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 정책 추진 시 사회적 약자의 기회가 확대되도록 사회적 이동성 영향 평가를 제도화해야 한다.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면 포퓰리즘이 대두돼 자유시장 경제체제가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기업이나 고소득층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기부 확대 등으로 양극화 개선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세계적인 부자인 워런 버핏, 빌 게이츠가 재산의 50% 기부 운동 등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것을 본받아야 한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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