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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속칭 아래아)’ 소리, 아직 전국에 살아있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09일(목) 20:37

↑↑ 훈민정음 중성 ‘속칭 아래아’ 소리, 1904년 8월 9일자 ‘대한매일신보’ 제호는 ‘每’의 음을 ‘매’가 아닌 ‘ㅁㆎ’로 썼다. 창간자인 Bethell은 자기 이름을 ‘ㅂㆎ說’로 썼다.
ⓒ 대구광역일보
↑↑ 박대종 대종언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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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말소리는 조상 대대로 전래돼온 유구한 것이다. 세종대왕은 그 무형의 말소리를 훈민정음으로써 유형화했다. 형체가 있는 글자는 권력에 의해 왜곡되거나 일시적으로 삭제될 수 있어도 무형의 말소리는 민족 구성원 전체를 몰살하지 않는 한 없앨 수 없다. 훈민정음 제1번 기본 중성인 ‘•’는 가장 핵심 글자인데도 후손들에게 잊혀 쓰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에 해당하는 ‘소리’는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에서 여전히 전국에서 발성되고 있다. 순경음 ㅸ 소리가 지금도 경상도 등에서 여전히 발음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날마다 ‘•’ 발음을 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는 역사적 이유가 있다. 비록 나라에서 그 실상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세종대왕이 물려주신 훈민정음 해례본과 일제 때까지 썼던 자료들 및 각자의 발성을 근거로 해 알아낼 수 있다. ‘사람’과 ‘사랑’, 그리고 ‘바람’을 발성하며 자기 입모양을 주시해보자.
‘사람’의 ‘사’는 입이 많이 벌어지는 반면, 그 뒤의 ‘람’은 앞의 ‘사’에 비해 입이 덜 벌어진다. 그 ‘람’의 ‘ㅏ’가 ‘•’이다. ‘사랑’의 경우는 ‘사람’과 반대다. 뒤의 ‘랑’ 소리가 앞의 ‘사’에 비해 입이 더 크게 벌어진다. 그래서 조상들은 앞의 ‘사’를 ‘ㅏ’가 아닌 ‘•’로 구별해 표기했다. ‘사람’이나 ‘사랑’과는 달리 ‘바람’의 경우 ‘바’와 ‘람’ 둘 다 입이 덜 벌어진다. 그러니 ‘바람’은 두 글자 모두 ‘•’를 쓰는 것이 올바른 훈민정음 식 표기다.
훈민정음 해례본에서는 “ㅏ與•同而口張”이라 해 발음 시 입의 벌어짐 정도, 즉 개구도(開口度)로써 ‘ㅏ’와 ‘•’의 차이점을 정밀하게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입 벌어짐 정도의 4단계 ‘개모음, 반개모음, 반폐모음, 폐모음’ 중에서 ‘ㅏ’는 ‘개모음’이고, ‘•’는 ‘ㅗ’와 같은 ‘반폐모음’이다. 모음 발음 시 혀의 위치 정도로써 말하자면, ‘ㅏ’는 ‘중설모음’이고, ‘•’는 ‘후설모음’이다. 7단계 혀의 높낮이 정도로써 말하면, ‘ㅏ’는 ‘근저모음’이고, ‘•’는 ‘중고모음’이다. 자기 발음들을 비교 관찰해 그 차이점에 대해 감을 잡기만 하면, 훈민정음 1번 중성 ‘•’와 5번 중성 ‘ㅏ’를 구별해 표기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세종대왕이 ‘위→하늘’을 뜻하는 ‘•’가 들어있는 ‘天(천)’의 고전에서 취한 ‘•’자는 창제 이후 지금까지 3대 수난을 당해 왔다. 첫 번째는 조선 중종 때 최세진이 ‘훈몽자회’(1527)에서 ‘•’의 모음 서열을 맨 위에서 가장 아래로 강등시켜버린 일이다. 그 후 사람들은 ‘대한문전’(1909)부터 지금까지 최세진을 섭정으로 모시고 ‘•’를 ‘아래아’로 부르고 있다.
두 번째 수난은 일제 치하 시 조선총독부에 의해 1912년 4월부터 ‘•’자가 폐지된 일이다. 조선총독부는 공권력으로써 ‘•’와 연계된 모음인 ‘ㆎ’ 자도 함께 쓰지 못하도록 대못을 박았다. <사진>에서처럼 1904년 8월 9일자 ‘대한매일신보’에선 오늘날과 달리 ‘매(每)’를 ‘ㅁㆎ’로 썼다. ㅏ와 •의 차이가 입의 벌어지는 정도에 있음을 알면, ㅐ와 ㆎ의 차이도 저절로 알 수 있다. ‘대(大)’는 입을 크게 벌려 발음하고, ‘ㅁㆎ(每)’는 그보다 입을 작게 벌린다.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영국인 Bethell은 <사진>에서처럼 자기 이름을 훈민정음을 섞어 ‘ㅂㆎ說’이라고 썼다. ‘ㆎ’자가 복원돼야, ①ㆎ→[e], ②ㅔ→[ε], ③ㅐ→[æ]의 관계가 명료해져 세 유사모음들의 외국어 표기 체계 등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수난은 지금 우리들에 의한 핍박이다. 본 기사에서도 입증되듯 현용 키보드에서는 ‘•’와 ‘ㆎ’가 포함된 글자들을 칠 수 없다. 일제가 그런 만행을 저질렀더라도 광복하자마자 복원했어야 마땅한 일인데 아직까지도 복원치 않고 있으니, 지금은 우리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 ‘•’는 이 세상에 태어난 유형의 생명체로서, 겉으로만 세종대왕을 위하고 실제로는 조선총독부의 ‘언문철자법’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우리에게 매우 서운해 할 것이다. 훈민정음의 핵심인 하늘 ‘•’를 복원치 않고서는 민족정기의 복원과 세계화는 헛구호일 뿐이다.
대구광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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