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강정호가 홈런왕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강정호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전에서 시즌 31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이 홈런으로 강정호는 역대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종전 ? 1997년 이종범 30홈런)을 수립했다. 또 홈런 선두인 팀 동료 박병호(33개)와의 격차도 2개로 좁혔다.강정호는 4월까지 단 4개의 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5월과 6월 각각 9개씩 홈런을 때려냈다. 또 7월에는 17경기에서 7개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뽐내며 홈런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박병호가 7월 타율 0.267과 홈런 4개로 다소 부진한 사이 강정호는 무서운 기세로 추격했다. 지난 2년간 박병호가 굳건히 지켜온 홈런왕 타이틀을 넘볼 수 있을 정도다.2006년 데뷔한 강정호는 2009년 2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2010년(12개)과 2011년(9개) 주춤했지만 2012년 25개(3위), 2013년 22개(5위)를 터트리며 거포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강정호의 홈런이 놀라운 이유는 그의 포지션이 유격수이기 때문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는 타격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비력과 공격력을 겸비한 강정호는 유일한 유격수 출신의 홈런왕 장종훈(당시 빙그레) 이후 24년 만에 유격수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1990년 장종훈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28개 홈런을 때려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를 시작으로 홈런왕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장종훈이지만 그도 1991년에는 지명타자, 1992년에는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홈런왕 외에도 강정호는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타점과 시즌 타점왕도 노리고 있다. 현재 87타점으로 리그 1위를 질주 중인 강정호는 2003년 홍세완이 세운 100타점(한 시즌 유격수 최다)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이미 이종범의 한 시즌 유격수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강정호가 홈런왕과 타점왕 타이틀마저 획득한다면 역대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로 평가받아도 부족함이 없다.강정호는 4일 경기 후 "이번 시즌 특정 기록이나 타이틀을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다"며 "앞으로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해 최고의 기량으로 경기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