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의성과 고령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14일째 접어들고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경로 확인작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부터 정오께까지 구제역 바이러스 역학조사위원회를 열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의를 마쳤다. 김용상 농식품부 서기관은 "그동안 구제역이 발생한 의성과 고령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와 증거자료 등을 조사위원들에게 제공한 뒤 국내에 남아 있던 구제역 바이러스의 변이인지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인지를 논의했으나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특히 의성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경우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마쳤으나 고령 구제역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분리작업이 안돼 유전자형 분석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의성농장에서는 구제역에 걸린 돼지들에게서 수포(물집)가 많이 형성됐지만 고령농장은 임상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은데다 수포증상도 없어서 바이러스 분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성과 고령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상관성 검증 등 구제역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중요한 절차들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김용상 서기관은 "중국과 몽골 등지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분석 자료를 주변국에 요청했고 러시아와 태국의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형 비교분석을 하고 있다"면서 "고령의 구제역 바이러스 분리작업이 이뤄지고 뚜렷한 역학적인 증거들이 나오면 역학조사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학조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박봉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수집한 증거 자체가 감염경로를 파악하는데 있어 불충분하고 의성의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결과도 VP1이라는 특정부위에 대해서만 이뤄져 있는 등 아직은 구제역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특히 "국내 상존 바이러스의 변이라고 추정할 경우 지난 3년간 실시한 백신 접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해외 바이러스 유입이라고 추정할 경우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제대로 보고되거나 분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99% 이상 유전자 상동성을 보이는 사례를 찾아내기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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