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교황을 직접 영접할 만큼 귀한 발걸음이다. "아시아청년대회는 참석자가 200만 명도 아닌 불과 2천 명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오시겠습니까"라는 한 장의 편지를 받고 이뤄지게 됐다고 한다. 그처럼 교황은 낮은 곳으로 임하는 파격적 행보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교황의 이번 방한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한 것이 1984년과 1989년이었으니 교황의 이번 방한에 이은 25년 만의 경사이다. 교황은 지난 6월만 해도 일정을 잇달아 취소했을 만큼 피로가 누적돼 한국 방문이 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교황은 여름휴가까지 마다하면서 방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 종교와 이념을 떠나 감사할 일이다.교황 방한을 앞둔 한국은 갈등과 반목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특히 교황이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를 집전할 서울 광화문 광장은 농성천막이 벌써 14개나 들어 서 있을 정도로 어수선하다. 세월호참변의 뒷수습이 원활치 않은 탓으로 사회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15일에는 대규모 집회까지 계획하고 있다하니 교황 방문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러한 천막농성과 항의시위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교황과 한국 가톨릭계에 시위자들의 뜻을 전달해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시위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하고 있는 각종 항의 글이 쓰인 피켓과 현수막, 밴드 등에서 그런 냄새가 나기는 한다. 유족 측은 최초부터 그런 정치색을 배제해왔지만 문제는 그런 기회만 노리는 정치권에 있다. 이번 프란시스코 교황의 한국방문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온갖 고초를 겪은 한국인 복자(福者)124위의 시복(諡福)미사를 집전하기 위한 것이다. 교황은 교회내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이고 교회 밖으로는 세계 인류의 영적지도자이므로 종교와 종파를 초월하여 교황을 특별 예우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시복미사를 직접 집전하는 것은 한국 가톨릭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영광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황 면전에서 천막농성과 항의시위를 벌여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국익을 위해서도 삼가야 한다. 교황의 방문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는 극도로 자제하는 금도를 갖추기 바란다. 당국 또한 만반의 준비로 교황 방문에 소루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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