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레이저빔을 쏘듯 경제에 집중하겠다라는 말이 있더군. 누가 한 거 같아?나 = 레이저빔? 대통령인가? 대통령 전용무기가 레이저라며? 요즘엔 그런 말이 별로 안 나온다만.친구 = 대통령은 대통령인데 우리 대통령이 아니고,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단다. 클린턴이 대선에서 대통령이던 아버지 조지 부시를 꺾은 직후 장부를 들여다봤는데 재정적자가 당초 알려진 2,500억 달러가 아니라 3,750억 달러라는 걸 알고는 참모들에게 이렇게 말했대. 힐러리 평전에 나왔어. 분위기가 아주 비장했다지. 영어로는 I promise to focus like a laser beam on the failing economy야.나 = 클린턴이가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란 구호로 부시를 이긴 건 아는데, 그런 말까지 했어? 그런데 그게 왜? 친구 = 네 말대로 우리 대통령에게도 이 말이 어울리는 것 같아서. 요즘 하는 거 봐. 어제만 해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에서 시급히 처리돼야 할 법안 19개를 일일이 거론하면서 국회를 압박했잖아. 일자리 창출이 맨입으로 되는 게 아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시급한데 주택가격이 급등할 때 만들어진 법이 아직까지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말로만 민생 하면 뭐 하냐, 말보다 법 하나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등등 막 밀어붙이는 게 레이저광선을 다발로 쏴대는 거 같아.나 = 경제 잘 되면 좋지. 벌써 그런 기미가 보인다는데? 2000선 넘기도 힘들었던 주가가 2100 넘는 게 시간문제라고 하지, 서울 집값 총액은 2기 내각 들어서기 전보다 무려 4조원 올랐다고 하지, 추석 앞두고 백화점 선물예약판매액도 작년보다 몇 십 %씩 늘었다고 하지…, 이거 전부 경제가 잘 될 것 같은 조짐 아니냐? 안 그러냐?친구 = 물론이지. 경제가 잘 돼서 일자리 늘어나 청년백수들 취업걱정 결혼걱정 안 하고, 직장인들 소득 늘어나 아이들 키우고 교육 시키는 부담에서 놓여나고, 나이 좀 든 사람들 요즘처럼 나라 걱정 안 하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노년 보낼 수 있게 되는 것 이상으로 바람직한 게 뭐 있겠어. 나 = 전번 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것도 국민들이 경제에 대해 현 정권에 뭔가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는 거 아니냐? 야당은 국민들의 이런 희망과 기대를 읽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만 한 탓에 외면당한 것이고.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 합의했다가 하루아침에 뒤집는 걸 보면 다음 선거도 보나마나일 것 같아.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정권심판론에 사로잡혀 있으니! 친구 = 아직 20개월이나 남았어. 그 새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여권도 이 20개월을 잘 보내야지, 잘못하면 정말로 정권을 심판받을 수가 있을 걸.나 = 그건 그래. 또 무슨 돌발변수가 생길지 누가 아나. 세월호 참사 같은 게 또 생겨서는 안 되겠지만 그런 가능성이 상존하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니 말이야. 친구 = 난 경제살리기의 과실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중요하다고 봐. 단적으로 말해, 양극화가 해소되어야 한다는 말이지. 경제가 활성화의 과실이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없는 사람들에게는 안 돌아간다든지, 없는 사람들이 더 없게 된다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될 거라는 거지. 소득이 늘어도 집값 오르는 것 못 따라가고, 오른 월급으로 아이들 교육비 양육비 감당 못하면 경제가 활성화된들 뭐 하겠어. 특히 부동산 대책은 정말 서민 입장에서 추진해야 해.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란 건 집값이 오른다는 건데, 그 결과로 젊은 사람들의 내집마련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고, 전세 값마저 못 잡으면 사람들이 누굴 욕하겠어? 정권이 욕먹는 거 아니야?나 =대통령이 그런 부분에도 레이저빔을 쏘아주기를 기대해야지. 다른 곳보다 훨씬 더 강하게 쏴줘야지. 딴 수 없잖아?*억지사지는 ‘억지로 역지사지(易地思之)하기’를 줄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