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갑오년(甲午年), 즉 `말띠 해`다.
말은 활동적이고 민첩하며 날렵한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말띠`인 사람도 독립심이 강하고, 저돌적이라고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스포츠인 중에도 스타 플레이어가 많다.
대표 주자는 1990년생으로 새해에 만 24세가 되는 `피겨여왕` 김연아다.
그는 다음달 7일 러시아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개막하는 2014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 2010밴쿠버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2011년 4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대회에 나서지 않던 김연아는 20개월 만인 2012년 12월 복귀, 지난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벌어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지난 9월 오른 중족골 부상이 발견돼 참가 예정이었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2·5차 대회에 모두 불참해 우려를 낳았으나 지난달 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우승해 소치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다시 밝혔다.
20대 중반의 나이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최전성기에 접어든다고 할 수 있는 1990년생 스포츠 스타들은 김연아 외에도 많다.
두드러지는 곳은 축구와 야구다.
축구에서는 해외파 한국영(일본 J리그 쇼난 벨마레)·윤석영(잉글랜드 챔피언십 돈캐스터 로버스)·김영권(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 등과 국내파 김승규(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가 꼽힌다.
소속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들은 오는 6월13일 시작하는 브라질월드컵 한국대표팀 홍명보호의 `승선 0순위`로 꼽히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모두 홍명보호의 핵심 수비자원들이라는 사실이다.
상대의 공세를 중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이 1차적으로 막아내고, 그 다음은 김영권과 윤석영이 방어하며, 최종적으로 국가대표 수문장에 근접한 김승규가 봉쇄하는 물샐 틈 없는 수비라면 브라질월드컵에서 `2회 연속 원정 16강`·`첫 원정 8강`의 꿈도 그다지 요원하지 않을 전망이다.
야구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말띠 기대주들이 있다.
2013시즌 10승5패·평균자책점 2.88의 빼어난 활약을 펼쳐 국내프로야구 신인왕을 거머쥔 `잠수함 투수` 이재학(NC다이노스)을 위시해 NC로 떠난 이종욱의 빈 자리를 충분히 메울 것으로 기대되는 외야수 정수빈·지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와신상담하고 있는 투수 홍상삼(이상 두산 베어스)과 내야수 안치홍(KIA 타이거스)·`호타준족` 후계자임을 예고한 김상수(삼성 라이온스)와 오지환(LG 트윈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소속팀의 시즌 우승은 물론, 오는 10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우승 재현을 노리는 야구대표팀 유중일호 승선까지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하고 있다.
국내외 그린에서는 말띠 여성 골퍼들이 질주를 준비 중이다.
2012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출신인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LPGA 투어에서 두 차례(크래트프 나비스코챔피언십·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한 차례(한화금융 클래식) 준우승에 그친 한을 기필고 풀겠다는 각오다.
또 KLPGA투어에서는 안신애가 미모 뿐만 아니라 실력으로도 주목 받기 위해 벼르고 있다.
한창 시즌 중인 남자 프로농구(KBL)에서는 김현수(부산 KT)가 1978년생 띠동갑 선배인 포인트 가드의 대명사 김승현(서울 삼성)의 뒤를 잇기 위해 엄동설한에도 구슬땀을 쏟고 있다.
김현수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크게 주목 받지 못했으나 첫 시즌에 포인트 가드를 맡아 경기당 평균 6.2득점, 2.1 어시스트를 거두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에는 종아리 부상의 여파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몸이 만들어지는 대로 힘차게 부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자 프로농구(WKBL)에서는 김단비(안산 신한은행)가 이번 시즌 FA 계약으로 연봉 3억원(3년)의 대박을 터뜨린 이름값을 다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프로배구는 아쉽게도 남녀를 통틀어 `1978년산 말띠` 여오현(현대캐피탈)에게 필적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띠동갑 후배가 아직 없다.
빙상 쇼트트랙에서는 김윤재(성남시청)가 `여자에 비해 남자는 약하다`는 우려를 기우로 만들 금빛 질주를 준비 중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1990년생들이 아직은 12살 많은 노장 이규혁(서울시청)을 넘보지 못하고 있다.
이규혁은 1994년 릴리함메르올림픽부터 20년을 이어오며 한국 선수 최초로 기록한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의 대미를 소치올림픽 시상대 가장 꼭대기에서 장식하기 위해 마지막 날을 세우고 있다.
태권도의 태미(본명 김경숙·K타이거즈)는 지난 2007년 제2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1위를 차지한 실력파다.
그는 이제 연예인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실력과 미모를 바탕으로 영화(2011년 韓·泰 합작 액션물 `더 킥`)·지상파 TV 예능 프로그램(2011~2012년 SBS TV `김병만 정글의 법칙 시즌1)·2013프로야구 SK 와이번스-두산 베어스전 공중회전의 `뒤돌려차기 시구`(8월17일 잠실) 등으로 국내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태권도를 알린 공헌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