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추워지면 급격히 늘기 시작하는 질환들이 있다. 감기나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과 동상이나 건선 같은 피부 질환이다. 또 치질도 겨울에 급증하는 질환으로 꼽힌다. 방치할 경우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데다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치질은 항문 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자극과 과도한 힘이 가해지는 상황에의해 발생하는데, 주로 과도한 음주나 잘못된 식습관, 잘못된 배변습관에 의해 생기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12년에 치질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85만 명에 달한다. 또 국내 전체 수술 건수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치질은 치핵과 치루, 치열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겨울에 특히 심해지는 것이 치핵이다.  전체 치질의 60~70%를 차지하는 치핵은 주로 항문 바로 위 조직인 항문쿠션조직에서 발생한다. 항문쿠션조직은 배변 시 대변 덩어리에 의해 밖으로 밀려나오고 배변이 끝나면 다시 항문관 안으로 들어가 대변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항문쿠션조직 중 늘어지고 튀어나온 일부가 항문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밖으로 노출된 상태가 치핵이다. 겨울에는 모세혈관이 수축해 혈액 순환이 둔해지는 데다, 바깥 활동량이 줄고 다른 계절에 비해 목욕 횟수도 줄기 때문에 치질이 더 심해지게 된다.  여기에 들뜬 연말연시 분위기에 휩싸여 과도한 음주를 하게 되면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또 겨울철에 자주 찾는 스키장이나 눈썰매장도 치질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오랫동안 차가운 눈 위에 앉아 있거나 상체를 구부린 자세를 유지하면 항문으로 피가 몰려 치질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질의 대표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다. 배변 시 선혈이 묻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핵이 진행할수록 항문의 치핵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와 만져 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나와 있다.  대개 통증은 없으나 치질의 혈전이나 부종으로 인해 항문이 빠지는 듯한 불편감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치질은 진단 당시의 환자 증상이나 항문쿠션조직의 탈출 정도에 따라 앞으로의 호전 가능성을 보고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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