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 이상이 고령층이고 절반 이상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고령층 인구가 638만 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2.7%를 차지했다. 그런 현실을 반영하듯 100세 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60대 초반의 고용률이 처음으로 20대를 앞질렀다. 자녀에게 노후를 의탁하기 어려워진 세태에 떠밀려 노인들이 직업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통계청은 29일 `2014 고령자 통계`를 통해 1990년 219만5,000명(5.1%)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고령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638만6,000명(12.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렇다 보니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고령인구의 비율도 높아져 60~64세의 고용률이 57.2%로 2000년(53.0%)에 비해 4.2%가 늘었다. 반면 2000년 60.1%였던 20대 고용률은 56.8%로 줄었다. 드디어 60~64세의 고용률이 20대의 고용률을 앞지른 것은 참으로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청년들이 열심히 벌어 노인들을 부양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지금의 노인세대들이야말로 가장 호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60대의 부모가 벌어서 20대 자식에게 용돈을 주고 있는 기막힌 일도 있을 것이 아닌가.다급한 것은 일을 해야 하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비해 일자리가 태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노인들의 능력과 자질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단순 노동 정도인데다가 급여도 너무 형편없다. 저성장의 고착화로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사라지고 고령인구가 종사하는 파트타임 일자리 등이 늘면서 가구의 소득구조는 더 악화됐다. 실제로 60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69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평균인 416만원의 64.7%에 불과하다. 문제는 5가구 중 1가구가 고령가구일 만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가구주인 고령가구는 370만3,000가구로 전체 1,845만8,000가구의 20.1% 수준까지 올라섰다. 생계형이 아니더라도 노인층 취업 증가는 필연적 추세가 됐다. 웬만한 일은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노인 아닌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마땅한 일자리가 생기면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것이다. 노인세대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복지이다. 노인 세대들의 전문 지식을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