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추가경정예산이 특정 기업과 언론에 편중 지원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고 있다.포항시의회는 지난달 29일 임시회를 열어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심의 의결했다. 시의회는 이번에 상정된 1조3493억원의 예산 중 일반회계에서 11억9522만원을, 특별회계에서 1500만원을 각각 삭감해 예비비로 편성했다. 하지만 이번 추경예산 중 특정 기업과 언론사 관련 예산은 대부분 상정 그대로 통과되거나 일부만 삭감된 채 통과됐다.포항 최대 거부인 A기업에서 후원하는 재즈공연환경조성에 5억원과 재즈조형물 설치에 6000만원이 도시관광사업 활성화 명목으로 편성된 것을 비롯, 지역 언론사에 총 1억9000여만원이 상정 의결됐다.이 과정에서 한 방송사 축제 예산만 예결특위과정에서 도.시비 각 1000만원씩 총 2000만원이 삭감됐을 뿐이고 나머지는 원안 가결됐다.그러나 A기업 관련 예산의 경우 지난 여름 재즈축제 개최 당시 시.도비 2억5000만원과 자부담 2억5000만원 등 총 5억원의 예산을 들여 행사를 개최했으나 이 기간 중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이 하루 평균 300명에 불과한 등 관람객이 총 1500명에도 못 미쳐 행사개최 자체는 물론 예산지원을 재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더욱이 행사 자체도 마니아를 제외하곤 일반인에게 생소한 데다 후원사가 소재한 특정지역에서 개최되면서 접근성이 떨어져 졸속개최라는 비판과 함께 ‘그들만의 축제’란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이들 행사예산이 특정 기업이나 언론사를 위한 선심성으로 예산으로 집행되면서 시민혈세가 특정인들을 위한 호주머니 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행정기관도 지역내 유력 기업이고 국.도비에 편성됐다는 이유를 빌미로 여과 없이 예산안을 그대로 편성 상정해 1차적으로 예산을 심의 편성하는 시민의 공복이자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시의회도 2차적으로 예산안 심의와 의결을 통해 이를 감시 감독해야 하지만 ‘힘과 로비’에 밀려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포기하고 허수아비 의결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이에 시민의 혈세인 세금이 ‘힘 없고 가난한 이’가 아닌 지역 내 최대 기업의 행사 지원에 쓰이는 예산집행의 왜곡현상을 초래하고 계층간 위화감마저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한 시의원은 “예결특위가 상임위가 심의 의결한 예산안 심사에 대해 2차 검증기관 및 협의조정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못하고 의장단과 집행부의 시녀로 전락했다”며 “의회 자체보다는 잘못된 집행부의 로비에 놀아나는 의원들의 관행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박경열 시의원은 “현재 시 집행부는 일방적인 예산 편성은 물론 아예 사업계획도 없는 예산들을 편성하고 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되지 않은 사업도 마구 추진하고 있다”며 “얼마전 태풍으로 농수로가 무너져 이번 추경에 2000만원을 요구했지만 예산이 없다며 거절 당했으나 이번 추경예산에서는 선심성이나 행사성, 소비성 예산은 되레 크게 늘어났다”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