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윤덕여(53)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패배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한 태극전사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준결승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아시안게임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천적 북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반 12분 정설빈(24.현대제철)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전반 36분과 후반 추가시간 리예경(25), 허은별(22)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윤 감독은 "먼저 북한 선수단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경기 후 김광민 북한 감독과 얘기를 나눴는데 개인적으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전해줬다. 김 감독도 내게 한국 여자축구의 실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경기 결과로 인해 힘들어하는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감독 입장에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비록 오늘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우리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잘했다"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북한을 몰아붙였다.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만 내주지 않았다면 연장전 승부에서는 한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윤 감독은 "전반전에는 수비 위주로 하다가 후반에 교체 카드를 통해 기회를 노렸다. 미리 짜온 전략이 잘 들어맞았다"며 "북한의 체력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그동안 훈련했던 결과가 오늘 잘 나왔다고 생각했다.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승리팀인 북한에 대한 평가도 빼놓지 않았다. 윤 감독은 "북한은 공수 전환이 정말 빠르다. 압박도 뛰어나다"며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구사하기 어려운 전술이다. 세계 대회에서 나가서도 북한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1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베트남과 동메달결정전을 치른다. 이긴다면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2010광저우대회 3위)과 타이를 이룬다. 윤 감독은 "아쉬움이 남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남은 동메달결정전을 준비하겠다"며 "오늘 힘든 경기를 치른 만큼 얼마나 빨리 체력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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