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양봉, 음봉, 거래량에 근거하는 기술적 분석과, 기업의 실적을 바탕으로 하는 가치투자(Value investing) 등 두가지가 있다. 두가지 투자 방법 가운데 어느 것이 우월한지는 명확하게 증명돼 있다. 가치투자는 논리적으로, 상식적으로도, 무엇보다 실제의 결과에서도 파워풀하고 우월하다. 기술적 분석에 근거한 투자가 종국에는 손실을 부르고, 가치투자가 안전하고 확실한 투자법이라는 사실은 주식 시장에 오랫동안 머물러본 사람은 다 인정한다. 전설적인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를 비롯한 기술적 분석 대가들의 대다수는 반짝 수익을 냈다가 종국에는 모든 것을 잃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면 가치투자자들은 기업 가치에 근거한 투자 덕분에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기면서 소리 소문 없이 자산을 불려가고 있다. 이렇게 가치투자의 효용성이 입증되다보니 실제로는 기술적 분석에 근거해 투자를 하면서도 스스로를 `가치투자자`라고 내세우는 부류도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사이비 가치투자자`다.문제는 이렇게 명확하게 가치투자의 효용성이 증명돼 있음에도 실제로 이 투자법을 행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극소수라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5월 기준으로 한국의 주식 투자 인구는 507만6362명인데, 이들 가운데 95%가 기술적 분석에 근거해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의 주식 투자 인구의 압도적인 다수가 흔히 말하는 세력, 양봉, 음봉, 거래량에 근거해 투자를 한다. 그리고 이들의 99%는 손실을 본다. 이들이 손실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주식은 기업 지분의 일부이므로 기업이 얼마나 매출액을 늘리고 이익을 늘리는지에 관심을 집중해야한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세력이니 거래량이니 하는 것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수익이 날 리가 없다. 물론 이들 중에도 이익을 내는 1%는 언제나 존재한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희박하지만 실제로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이렇게 가치투자의 효용성이 입증돼 있는데도 한국 주식 시장에서 기술적 분석가의 비중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고 부동산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주식 시장으로의 유입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신규 유입자의 압도적 다수도 기술적 분석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기술적 분석이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먹히는 이유는 이 방법이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추세를 그려나가는 기술적 분석은 설명하기 쉽고 이해하기도 쉽다. 반면 가치투자는 어렵다. 다시 말해 가치투자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행하자면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산업 분석 능력을 쌓아야 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지식 축적이 필요하다. `재무제표` 듣기만 해도 골치 아프지 않은가. 그렇지만 해답은 거기에 있으니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워렌 버핏이 말한대로 인간은 명백한 사실을 머리로는 받아들이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이것을 이겨내는 것이 성공 투자의 첫걸음이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어가면서 이 기업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 제품은 경쟁력이 있는지, 이익은 잘 내고 있는지를 따져보라.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어내는 게 버겁다면 이것을 가르치는 강좌를 수강하는 것도 방법이다. 버핏연구소가 운영하는 `가치투자 MBA`는 수준 높은 교육 커리큘럼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공부하지 않고 무언가를 쉽게 얻으려는 본성을 이겨낸다면, 시간을 들여 재무제표를 공부할 의지를 갖는다면, 성공 투자는 당신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기업과 산업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윤순숙 투자자문 Bill 플러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