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약령시의 터전인 약전골목이 쇠퇴일로를 걷고 있어서 범시민적 관심이 요망된다. 국내 최대 한약재도매시장인 약전골목의 한약방과 약업사가 빠져나간 자리에 커피점과 식당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개점이후 건물 임대료가 계속 오르면서 영세 한방 관련 업소들이 견디지 못해 벌어진 현상이다.대구약령시보존위원회에 따르면 백화점 공사가 시작된 2009년 225곳에 달했던 약업사와 한약방 등 한방 관련업소는 이제 170여 곳에 불과할 정도로 약전골목에서 모습을 감추는 업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대책이 시급해졌다. 약전골목이 급격히 위축된 데는 현대백화점 등장으로 가파르게 오른 임대료가 주원인이다. 20년간 약전골목에서 한약업사를 해 온 김모(58)씨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임대료 수익을 기대하는 건물주가 임대료를 더 올려주겠다는 커피점주의 제안에 끌려 기존 한약업사와의 계약을 꺼리고 있다”면서 “자기 건물이 아니면 비싼 임대료 때문에 도저히 이곳에서 버텨낼  수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최근 3년 새 임대료가 최소 300% 이상 상승했다는 현지 부동산업자의 이야기이고 보면 사라지는 약전골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이다.이런 추세라면 약령시와 약전골목의 모습은 머지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약령시는 한때 전국 최고를 자랑했던 한약시장이었으나 최근 들어 약령시도 보존회와 행정 당국의 노력으로 옛 명맥을 겨우 잇고 있다. 그런 반면 현재 약령시와 약전골목이 대구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도심 골목 투어가 유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부각됐지만 그것이 약전골목 한약관련 업소에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수는 없는 일이다. 역사성을 가진 대구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았으나 명맥을 이어가려면 천정부지의 임대료를 극복할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문화유산은 한번 사라지면 복원이 쉽지 않다. 훗날을 위해 옛 흔적들이 더 이상 없어지기 전에 영상기록 등으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약령시보존회가 있지만, 1년에 한 번 약령시 축제를 여는 정도다.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약령시 보존 방법 강구에 범시민적인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대구시는 약령시를 살리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국비 조달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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