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용 자재 가운데 많이 쓰이는 것 중 하나가 석면이다. 내구성, 내열성, 내약품성, 전기 절연성 등이 뛰어난데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그 석면이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청소년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석면 가루를 마시면 20년에서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나 석면폐, 늑막이나 흉막에 암이 생기는 악성 중피종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지난 2009년 이후 사용이 금지됐으며 2012년부 석면피해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석면안전관리법’이 마련됐다. 6일 국회 국정감사자료 `학교 건축물 석면 관리 현황`에 따르면 석면 위해성 평가를 받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10곳 중 8곳이 석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역도 유치원 33곳 가운데 32곳에서 석면이 검출됐고 초·중·고교 6곳에서 석면이 검출되는 등 지역에서 조사가 끝난 39곳 가운데 38곳의 학교건물에서 석면이 밝혀졌다. 경북지역도 조사가 끝난 239개 유치원, 초·중·고 가운데 8곳을 제외한 231곳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모든 학교가 석면 위험에 노출됐다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석면이 검출된 시설은 위해성 정도에 따라 높음-중간-낮음으로 나뉜다. 지역은 잠재적 석면 위험이 있는 `위해성 낮음` 등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노출과 더구나 성장기란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이 석면에 노출되어 있다면 그야말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학교 석면노출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사 결과 위험도가 높은 학교의 경우에는 비석면 자재로 즉각 교체하는 적극적 대처가 요망된다. 학교 건축물 석면 위해성 평가는 석면안전관리법이 시행됨에 따라 시-도교육청에서 지난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진행 중이다. 내년에 전수 조사가 완료된다고 하니 전모가 밝혀질 것이다. 학교의 석면자제 사용을 우려하는 말이 많았음에도 과거 정권은 이 `침묵의 살인자`의 피해를 묵과한 것이 잘못이다. 식재료도 수입품보다 국내산, 그것도 친환경제품으로 가려 쓰는 세상이다. 아침에 등교하면 오후까지 종일 생활하는 학교 건물이 석면으로 포장돼 공기중에 석면가루가 날아다닌다면 예산타령을 할 일이 아니다. 국가비상사태로 간주하고 다른 사업비를 전용하더라도 즉각 교체해야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