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 제2차 고위급 접촉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측에 대한 압박을 연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북전단을 상대로 한 고사기관총 사격과 함께 논평을 통한 거듭된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초 이르면 이달말께 개최될 예정이던 2차 고위급 접촉 실현 가능성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와관련,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 북한의 동태를 살피는데 주력하고 있다.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둔 기싸움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삐라살포망동의 조종자는 누구인가` 논평에서 "우리에 대한 심리전으로 감행된 삐라살포놀음은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배후조종과 묵인 하에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강행된 정치적도발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통신은 또 "미국의 조종과 남조선당국의 무책임하고 도전적인 처사로 북남관계가 파국의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특히 북남사이에 예정된 제2차 고위급접촉도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인간쓰레기들의 삐라살포광란이 불과 불이 오가는 열전으로 번져갈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북남관계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앞서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고사기관총 사격을 한 다음날인 지난 11일에는 개인 필명의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북남관계를 파국의 원점으로 되돌려 세우려는 계획적이며 의도적인 도발망동` 등 제목의 글을 통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비판하고 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2차 고위급 접촉 무산을 시사한 바 있다.이 밖에 조평통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는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북한은 핵과 경제개발의 병진노선이 아니라 인권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난 11일 발언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 민족끼리는 이날 개인 필명의 글에서 "황준국은 이번에 주제넘는 궤변들을 잔뜩 늘어놓은 탓에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모르는 얼간이` `상전의 비위를 맞추려고 아양을 떠는 꼭두각시`로 낙인됐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컸으나 삐라문제를 들어 다시 도발행위를 벌이면서 남북긴장감이 더욱 노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신중한 반응을 견지하고 있다.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양측간 교전에도 불구하고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차 방남한 북한 대표단과 합의한 대로 2차 고위급 접촉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정부는 아직 2차 고위급접촉을 위한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 역시 바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가운데 13일 청와대에서 열릴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따른 파장, 2차 고위급 접촉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박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도발 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하는 동시에 관계 개선과 대화국면을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들을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확대된 국지전이 발생한다면 남북관계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경색돼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전단살포를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전단 살포 문제로 인해 남북 당국 간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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