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근무하고 있는 한 여경의 이색경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주인공은 올 7월 임용된 이현숙(38·여) 경장이다. 그는 대기업 연구원 출신이다. 성신여대를 나온 이 경장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LG전자에 취업해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팬택 연구원을 거쳐 올 2월 경찰청 사이버 특별채용에 합격했다.연구원에서 경찰관이 되기까지 한통의 전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2010년 미국 FBI에서 이 경장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장착된 휴대폰이 범죄에 사용돼 복구 의뢰가 들어왔다. 이 경장이 모바일 포렌식(범죄의 증거를 확정하기 위한 과학수사)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수년간 휴대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잦은 야근과 미국, 유럽 등 장기 해외 출장으로 지쳐있던 이 경장은 옛 동료가 사이버수사대 디지털 포렌식 분석관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동료로부터 2G폰에서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휴대폰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경찰의 모바일 포렌식 분야에 꼭 필요한 인재라는 설득에 인생의 진로를 바꾸는 도전을 택했다.이 경장은 디지털 포렌식 분야에 임용과 동시에 진가를 드러냈다.지난 7월 성폭력 사건의 증거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증거 영상을 복원시켜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공을 세워 표창을 받았다.이 경장은 “디지털 포렌식 업무를 하다 보니 수사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기회가 되면 외근 수사관도 반드시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사이버수사대 선배들이 멕시코 사이버수사대 창설 지원 교육을 다녀오는 것을 보고, 국내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해외에 전파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하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