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1일 북·미 제네바 합의 20년을 맞아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우리측은 합의 파기 책임을 북한에 돌렸고 북한은 미국의 책임을 추궁했다.외교부는 이날 오후 제네바합의 20년을 맞아 "제네바합의는 북한의 영변 핵활동을 8년간 동결함으로써 핵물질 생산을 차단했고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방지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다만 "당초 합의했던 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진행해오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제네바합의는 결국 파기됐다"며 "결국 북한의 진정한 합의 이행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외교부는 그러면서 "현재까지도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결국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핵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또 "우리 정부는 제재 등 압박과 대화의 투트랙 접근법을 통해 북한이 스스로의 전략적 셈법을 바꿔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도록 유도하고자 관련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의미있는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 또한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반면 북한은 합의 대상이었던 미국에게 책임을 물었다.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핵문제해결의 길을 막아버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란 제목의 논설에서 "우리 공화국과 미국사이에 조선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합의문이 채택된 때로부터 20년이 됐다"며 "그때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기간 조미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합의문은 결실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것은 만사람의 커다란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노동신문은 "조미기본합의문이 빛을 보지 못하고 두 나라 관계가 오늘과 같이 최악의 상태에 처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뿌리 깊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거기에 집요하게 매여달린 데 있다"며 "모든 사태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꼬집었다.또 "미국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딴마음을 먹고 조미기본합의문을 대했으며 조선반도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가로막았다"며 "미국은 오래전부터 조선반도에 핵무기를 끌어다놓고 우리에게 핵위협을 가함으로써 핵문제를 산생시켰다"고 비판했다.노동신문은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 제도를 압살하려는 야망을 버리지 않고 대조선 적대시 책동에 계속 매여달리는 한 사태는 절대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조선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조미기본합의문이 채택된 때로부터 20년이 된 현시점에서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며 다시한번 찾게 되는 교훈이고 결론"이라고 밝혔다.제네바합의란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4년 10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과 미국이 체결한 비공개 양해록을 가리킨다. 주요내용은 영변원자로 동결, 북한내 원자로 건설 중단, 북한내 핵시설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허용, 북한 내 경수로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 구성, 경수로 건설까지 매년 중유 50만t 제공 등이었다.그러나 2002년 2차 핵위기가 발생한 뒤 6자회담이라는 새로운 협상틀이 가동됐고 2005년 11월에는 경수로 사업까지 사실상 종료되면서 제네바합의는 유명무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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