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한국예술가곡 대축제’가 막을 내렸다. 한국가곡연구소는 금년 5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2014 세계무형유산활용 관광자원화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아리랑 한국예술가곡대축제 ‘아리랑 혼(魂)으로 타오르다’(부제)를 기획하였으며,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0월12일)과 의정부예술의전당(11월14일·공동주최)에 이어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세 번째 연주를 마지막으로 축제를 마쳤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되어있는 아리랑, 판소리, 가곡, 농악 등 17개 종목의 훌륭한 우리나라 문화자원을 보존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개발하고 활용하여 문화관광 콘텐츠로 만드는데 목적을 두고 지원사업을 시행해오고 있으며, 서양음악 장르 중 한국예술가곡을 연구하는 단체인 본 연구소가 아리랑을 다양한 장르로 확산시켜 세계인의 아리랑으로 발전시키자는 취지 아래, 한국예술가곡에 입힌 아리랑을 주제로 아리랑 한국예술가곡대축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여, 어렵사리 행운을 얻은 것이다.  국가의 문화상징인 아리랑이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사회 전반에서 여러 형태의 행사와 축제가 봇물 터지듯 하며 아리랑 붐이 급격히 일어났다.  한국가곡연구소는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하면서 행여 시류에 편승하는 모양새로 비춰지지 않을까 고심하였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음악인으로서 순수예술 중 가장 대중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한국예술가곡의 주춤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과 해결과제는 십수 년동안의 화두였으므로, 아리랑을 소재로 가져 온 아리랑한국예술가곡이라고 할지라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질 수 있어서 본격적인 무대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만만치 않았다. 뮤지컬, K팝 등 급변하고 있는 음악문화의 현실 속에 클래식 장르인 한국예술가곡은 극히 일부의 애호가와 소수의 전공자만이 맥을 이어가는 현실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리랑을 한국예술가곡에 입히기로 하고 아리랑 한국예술가곡집을 펴내기 위해 몰두하고 있던 즈음, 지원 단체로 선정되어 아리랑 한국예술가곡축제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업을 하면서 아리랑이 왜 민초의 소리인지, 아리랑을 부르면 목이 메이고, 아리랑을 들으면 왜 눈물이 고이는지 알게 되었으며 준비 전의 막연한 불안감과 우려는 서서히 사라졌다. 당연한 결론인 것이었다. 한국인의 뛰는 가슴과 아픈 소리에 전율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다. 무심하고 무덤덤했던 조국애가 내심 부끄러웠고 서양음악 분야에서 긴 세월 성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서양음악의 틀에 갇혀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한과 흥을 지혜와 해학으로 풀어나가는 겨레의 멋과 숨결 그리고 우리 민족의 굴곡진 삶이 고스란히 배인 아리랑을 한국예술가곡에 본격적으로 가져오는 작업은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였으며, 축제에 참가한 연주자들의 한국예술가곡에 대한 사랑과 확신어린 모습을 보며 희망과 용기를 얻었고 한국예술가곡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무대를 압도하며 뛰어난 연주기량을 펼치는 그들을 보며 커다란 축제를 준비하며 달려온 벅찬 과정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듯했다.  최영식 한국가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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