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탁구의 기대주로 꼽히는 정영식(사진·22·KDB대우증권)이 화려하게 부활했다.정영식은 2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절친’ 김민석(22·KGC인삼공사)을 4-0(11-7 11-7 11-4 11-2)으로 완파했다.맞수들의 맞대결은 의외로 쉽게 막을 내렸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은 정영식은 일방적인 랠리 끝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승을 이끌어냈다. 2012년 우승 이후 2년 만의 종합선수권 왕좌 복귀다. 정영식은 “민석이와는 승률이 비슷하다.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다”면서 “어제 단체전에서 (삼성생명 이상수에게)지는 바람에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오늘은 져도 나 혼자 진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하니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위한 최대 고비는 주세혁(삼성생명)과의 8강전이었다. 정영식은 주세혁을 만날 때마다 매번 맥없이 무너지는 일을 반복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정영식은 주세혁을 세트스코어 4-0으로 완파하고 상승세를 타더니 준결승과 결승을 모두 무실세트로 마무리했다. “대진표를 보고 8강에서 세혁이형을 만난다는 사실에 절망했다”는 정영식은 “원래는 대회를 앞두고 수비 전형이 아닌 공격 전형 선수들과 연습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우리팀 수비 선수인 최덕화와 많은 연습을 했다. 거의 처음으로 세혁이형을 이겼는데 그래서인지 여지껏 우승한 것 중 가장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피날레를 기분 좋게 장식하기는 했지만 사실 정영식의 2014년은 무척 힘들었다. 수년 전부터 최대 목표로 삼았던 2014인천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 탈락은 그에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스트레스로 인해 운동을 멀리하면서 68㎏이던 체중이 73㎏까지 불어났고 급기야 부상까지 찾아왔다. 정영식은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동안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하필 떨어진 것이 아시안게임이었다”면서 “그때 김택수 감독님이 나를 많이 잡아줬다. 매일 1시간 동안 강의와 레슨을 받으면서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한 차례 시련을 겪은 정영식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위해 다시 운동화를 조여맸다. 1차 목표는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39위인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정영식은 “국내대회도 중요하겠지만 오픈대회에서 잘해야 올림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원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금메달이 목표였는데 아시안게임 탈락 후 자신감이 떨어졌다. 상처는 이제 다 치유됐다. 이제는 방법을 달리해 더욱 노련해질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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