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신년이 되면 윗사람이나 지인들에게 문안 서찰을 보내는 풍속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더불어 손편지를 쓰는 사람들도 급격하게 줄고 있는데 최근 디지털 매체의 발달 때문이다.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편물은 2011년 48억 개, 2012년 46억 개, 2013년 44억 개로 매년 2억 개씩 줄고 있다. 연말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번거로운 손편지 대신 인터넷상에 내용을 올리면 직접 인쇄해 발송해주는 `e-그린 우편`은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많이 보내곤 했었는데 지금은 문자나 SNS, 이메일을 많이 쓰기 때문에 우편 물량은 평소와 차이가 없다"며 "다만 크리스마스가 되면 군부대로 부쳐지는 우편물이 아주 조금 증가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추세 속에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던 빨간색 우체통도 점점 추억의 뒷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서울시가 걷기 편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인도 10계명`을 발표하면서 우체통 450여개도 철거될 예정이다.연말 편지와 카드에 붙이던 크리스마스실도 이제 보기 어려워진다. 초·중·고 학생들과 공직자들에게 크리스마스실을 의무적으로 구입하게 했던 결핵퇴치법 25조 2항을 삭제하는 법안이 최근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내년부터 우체국과 대한결핵협회 등에서만 크리스마스실을 구매할 수 있다. 편지(便紙)의 사전적 의미는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이다. 제아무리 통신이 발달했더라도 사람의 정성이나 감정을 손편지 만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는 없다. 한자 한자 정성들여 쓴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던 아날로그 감성의 매력 때문에 여전히 손편지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취업준비생 임모(26·여)씨는 "며칠 전 친구들에게 직접 쓴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을 부치기 위해 집 주소를 물어봤다"며 "내 앞으로 오는 우편물은 기껏해야 카드 명세서나 홍보물 뿐이다. 나만을 위한 편지가 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하는 생각에 손편지를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