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희망의 새아침이 밝았다. 구절양장,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갑오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을미년(乙未年)이 활짝 열렸다. 새해 새아침을 맞으며 남다른 희망과 결의를 다진다. 적어도 지난 해 같지는 않아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슴에 품는다. 새해는 우선 정치권에서부터 ‘양의 해’처럼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하고 소통하고 상생하는 정치를 열어가기 바란다.상대 정당의 발목을 잡는 정쟁으로 몰아가 포퓰리즘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이전투구의 소모적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호반목과 질시와 불신의 늪으로부터 과감히 탈출해야 한다. 오늘의 정치 세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냉엄한 시선과 높은 민도의 수준을 정치권이 읽어야 한다. 정당은 국가의 존립과 헌법의 원리, 법률의 규정을 지켜야 한다.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한 때에는 위헌정당이 되는 것이다. 정당은 특정이익을 대표하기 이전에 모든 국민의 복지를 지향하는 국민정당이어야 한다. 통합집보당과 같은 위험한 정치결사 조직이 등장하지 않도록 여야 모두 경성해야 한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해 해산결정이 난 통합진보당과 같은 위장된 국가전복세력이 두 번 다시 국회에 진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종북세력의 숙주노릇을 해 온 야당의 철저한 각성이 요망된다. 박근혜 정부의 3차년도가 시작됐다. 2012년 12월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당선인사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민생 대통령, 약속 대통령, 대통합 대통령”을 반드시 지키고, 국민에게 한 약속을 실천해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한 그 엄숙한 약속을. 국민의 삶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국정의 중심을 민생과 국민대통합,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국정운영 철학이라고 한 그 큰 울림의 말을. 공생과 상생의 정신으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던 그 감명 깊은 당선 인사를 아직도 기억한다. 아직 그 약속들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약속실행의 장엄한 행보가 시작될 것으로 믿고 싶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큰 포부가 드디어 얼개를 드러내면서 우리 곁으로 다가 올 것을 믿고자 한다.새해 경제정책에 희망을 건다. 정부는 22일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노동-교육-금융-공공 등 4대 분야 구조개혁을 발표했다. 정규직해고 완화부터 가을학기제 도입, 사모펀드 규제 개선, 공무원연금과 군인·사학연금 개편 등 거의 모든 개혁 과제들을 광범위하게 나열했다.군인-사학연금 개혁에 대해 새누리당이 펄쩍 뛰지만 그렇다고 그만 둘 일은 아니다. 문제는 각 항목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해야 할 난제이지만 정부가 모두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지난해 마무리한다고 했지만 공약(空約)이 됐다. 남북관계도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3년을 맞은 우리 정부는 물론 ‘김정일 3년탈상’을 마친 북한 역시 남북관계에서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내에선 남북관계 경색 장기화에 대한 부담감이 감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정작 성과는 없기 때문이다. 임기후반으로 갈수록 관계 개선의 전기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현 정부 출범 3년을 맞는 2015년이 관계 개선의 적기라는 지적이 많다.더 중요한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민생경제를 캠페인식이 아니라 연중 서민 속에 파고들어 삶의 온기를 되살려 주는 일이다. 일자리창출의 대들보인 중소기업을 튼실하게 일으켜 세우는 일과 창업 1년차에 25%가, 5년내 70%가 폐업하면서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악화되는데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올해는 정부나 국민 모두가 원칙과 기본이 지켜지고 바로 서며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구현하여야 한다. 권력과 재력을 앞세운 ‘갑질’이 더 이상 대다수 국민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비정상적인 방법이나 수단에 의지하지 않고 정당한 방법으로 성실히 일하면 가족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직장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돼야 한다. 지난 해 우리는 연중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맛봐야 했다. 도대체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던 세월호 참사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제 정부도 정치권도 달라져야 한다. 갈등과 반목을 넘어 상생과 화합의 정치로, 국민대통합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초심을 되찾고, 여야는 정치쇄신을 통해 선진국 진입의 초석을 다지는 일을 차질 없이 실천에 옮겨야 한다. 아무쪼록 국력을 결집하여 국가흥륭의 큰 기틀을 마련하는 도약의 을미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