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은 양(羊)의 해이다. 푸른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착하고 순한 양 떼의 평화롭고 한가로운 풍경이 눈앞에 떠오른다. 그런 양 띠의 해인데다가 더욱 기분 좋은 것은 을미년이 ‘청양’ 즉 푸른 양이란 뜻을 지녔다는 것이다. 청양은 평화와 행운을 상징하는 양(羊)에 희망을 상징하는 청색이 더해져 행운의 동물로 꼽힌다고 한다. 실제로 푸른색 양이 있다고 한다. ‘히말라야 푸른 양’으로 불리는 푸른 양이 티베트와 파키스탄, 히말라야 산맥, 몽골 등지의 험하고 가파른 바위가 많은 지역에 서식하는데 몸의 색깔은 푸른 광택이 도는 회색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길몽으로도 해석된다. 태조 이성계가 양 꿈을 꾸는 중에 뿔과 꼬리가 몽땅 떨어져 놀라 잠을 깼다. 무학대사를 만나 해몽을 부탁했다. “곧 임금 자리에 오를 길몽입니다” 무학대사는 ‘양(羊)’자에서 뿔과 꼬리에 해당하는 획을 떼면 ‘왕(王)’만 남게 된다는 것이었다. 올해를 대한민국의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한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경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전국적인 선거가 없는 금년이야말로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적기이고 이를 놓치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선지 정부가 인력과 돈이 돌게 노동·교육·금융·공공부문 등 4대 부문을 대상으로 경제체질을 개혁하겠다는 2015년 경제정책을 최근 발표했다. 공무원연금의 속전속결이 필요한데도 지난해 매듭지어야할 시기를 놓쳤다. 상반기에 끝내지 못하면 영구미제가 될 우려가 크고 덩달아 군인연금과 사학연금도 공중에 뜨게 된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의 정신나간 딴죽거리가 걱정거리이다.남북간의 해빙문제도 올해가 골든타임이다. 올해는 분단 70년이자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는 남북관계의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야 할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북한의 김정은이 2일 남북정상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먼저 치고 나왔다. 북한이 하자는 남북정상회담을 우리가 굳이 마다 할 필요는 없다. 조건을 붙이더라도 북한의 문을 열도록 유인, 남북관계개선으로 이끌어야 한다. 남북한 사이에는 북한 인권문제, 한미합동군사훈련, 천안함 사태와 5·24조치 등 쉽지 않은 과제가 가로 놓여있다. 결국 얼마나 진지하게 접근하느냐의 문제이다. 남북간 불신의 벽을 허무는 방법은 잦은 대화뿐이라고 본다. 남과 북 모두 전향적 자세가 요구되는 한 해다. 한편 과거로 거슬러 가면 을미년에 유독 전쟁과 지진, 가뭄, 기근 등 천재지변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삼국사기에는 “755년에 흉년이 들어서 백성들이 굶주렸고 질병마저 돌았다”는 기록이 있고, “815년에는 서쪽 변방에 큰 기근이 들어 도적이 봉기했다”고 했고, “875년엔 동쪽에서 지진이 났다”고 기록했다. 신라는 935년에 망했고, 1235년 고려가 몽골의 침입에 유린된 것이 모두 을미년이라고 한다. 기분 좋은 이야기가 아니지만 만사 신중하면서 국민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고 융합한다면 극복가능한 일이다. 파랑은 희망의 색이다. 푸른색(靑)에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올 한 해 푸른 양의 기운을 듬뿍 받아 저마다 바라는 바가 모두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간절히 소망하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꿈은 이루어진다. 박지성의 초등학교 때 일기를 보면 “아빠가 축구 하지 말라기에 두려웠다. 이유는 내 꿈이 축구 국가대표선수이기 때문이다”라고 적혀 있다. 평발인 박지성이 한국축구의 기린아로 우뚝 서게 된 것은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불사른 결과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자 독립전쟁에서는 총사령관으로 활동한 조지 워싱턴은 12살 때 일기에 장래 꿈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할 것이다. 나는 미국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될 것이다. 나는 군대를 이끌 것이다. 나는 미국을 독립시키고 대통령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낭비할 시간이 없다. 무리지어 다니되 결코 다투지 않는 양처럼 양의 해를 맞아 우리도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국가나 개인이나 모두 행복했으면 한다. 차욱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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