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근로자들에 의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범죄행각이 충격적이고 잔인한 것은 물론 불법 체류자의 경우 행적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칠곡에서 발생한 20대 회사원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태국인 남성이 사건 직후 태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가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 중리의 한 이면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최모씨(27세·남)를 살해한 용의자는 경찰이 사건현장 주변 탐문과 CCTV영상자료 확인 등을 통해 수사한 결과 일용노동자인 태국인 A 씨를 특정했다. 그러나 A 씨는 이미 18일 태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나 즉각적인 체포에 실패, 인터폴을 통해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불법체류자였던 A씨는 당국에 불법 체류 사실을 신고한 뒤 출국한 것이다. 신원 확인을 위한 영장발부와 거래은행의 신원확인 절차가 휴일인 어제 이뤄지지 못해 A씨의 출국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하니 절차상의 까다로움 때문에 범인을 놓친 것이다. 칠곡경찰서 관계자는 “금융계좌의 경우 어차피 판사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았다 하더라도 일요일에는 은행이 일을 안 하잖아요”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경찰이 수사상 긴급한 경우에도 은행문을 열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은행나름의 비상연락망 같은 체제가 있을 것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채널도 있을 것이 아닌가. 그런 통로가 마련돼 있지 않다면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선토록 해서 유사사건 발생시 ‘은행이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에’라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지 말기 바란다. 칠곡군의 외국인 치안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필요한 칠곡경찰서 외사인력 부족한 것도 문제다. 지난해 3월말 기준 칠곡군 관내 외국인 현황을 보면 체류자가 총7000여명이다. 안동시 1439명, 김천시 1580명, 영천시 2441명, 상주시 855명, 문경시 576명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 특히 캠프캐롤 인원만 3266명으로 SOFA협정에 따른 외국인 범죄에 대처하고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인 왜관공단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외사인력증원이 급박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외사담당 직원 1명이 있을 뿐이라면 믿어지겠는가. 즉각적인 증원조치로 치안수요를 충족시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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