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환경 저널리스트인 찰스 클로버(Charles Clover)는 최근 그의 저서 ‘텅 빈 바다(The end of the line)’에서 2048년에는 어류 자원이 거의 제로에 근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1년에 바다에 던져지는 그물의 길이는 1억4000㎞에 달하며, 이는 지구를 550번 감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길이이다. 이렇듯 수산물의 남획은 전 세계적으로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바다에서 수확되는 산물 중에서 명태만큼 우리 한국인의 일상과 동고동락해 온 대상은 없었다. 때로는 시와 노래로 다가와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고, 때로는 제사상이나 문설주 위에서 집안의 복을 기원하는 상징물로 우리의 오랜 일상에서 함께 해왔다.특히 변신의 귀재인 명태는 생태, 춘태, 건태, 백태, 흑태, 황태, 북어 등 다양한 맛과 형상으로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명태가 우리의 연안에서 점점 사라져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우리나라의 명태 생산량도 과거 1970-80년대에는 연간 7만 톤을 넘었으나, 계속된 자원 남획과 수온변화 등으로 2007년 이후에는 연간 생산량이 1-2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명태의 주요 분포 지역인 연해주, 오호츠크해역, 베링해역에 명태 어군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으며, 동해 저층의 수온 변화 등으로 인해 우리 동해안 해역에도 작은 숫자이지만 어미 명태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 바다에서 다시 힘차게 무리지어 다니는 명태의 모습을 볼 수는 있는 것일까? 해양수산부는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강원도, 강릉원주대학교와 협력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동안 명태 생산량 감소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노력은 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와 각계 연구기관이 함께 힘을 모은 전 정부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의 목표는 살아있는 명태를 확보하고, 인공수정, 먹이순치, 온도적응 등의 사육과정을 거쳐 부화한 어린 명태를 방류하는 데 있다. 보다 궁극적으로는 2017년까지 명태 종묘 생산기술을 완전히 확보해 2020년부터는 경제성 있는 명태 생산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명태자원의 회복을 위해 정부는 살아있는 명태를 가져오는 어업인에게 5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하는 등 어미 명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확보된 명태의 수정란 10만 개를 활용해 9만 마리의 명태를 1㎝이상의 치어로 성장시키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부화된 치어 모두가 35일 만에 폐사해 이에 대한 극복이 앞으로의 숙제로 남게 됐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