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전남·경북 4명의 시·도지사 회동이 지난해부터 부쩍 잦다. 26일에도 대구에서 만나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작년부터 구체화시켜 온 4대 공동과제를 이번 선언문에 담고, 이를 실천하는데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이젠 아주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다. 물꼬를 틀기가 어렵지 한번 길을 내기 시작하면 금방 오솔길이 생기고 대로가 된다. 전임 김범일 시장이 2012년 3월 27일 광주광역시청을 방문하여 3층 대회의실에서 광주시청직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대구·광주 상생협력의 새 시대를 열자!”라는 제목으로 1시간에 걸쳐 특강을 한 것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같은 시간대에 강운태 광주광역시장도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직원 400여명을 대상으로 ‘광주, 대구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역사에 기록될 대사건이었지만 중앙무대가 아닌 지방의 행사였던 탓으로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겨자씨 같은 작은 씨앗이 파종되고 몇 해가 흘러 지난해부터 4개 시·도지사가 자주 만나 상생발전의 구체적 플랜을 짜는 한편 실천에 옮길 단계에 이르렀다. 이젠 중앙이 눈치를 볼 정도가 될 만큼 파워가 생겼다. 4개 시도지사들은 우선 영호남의 상생을 위해 인적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문화, 산업,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상호협력과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 다음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것이다. 즉 최근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논의보다는 획기적인 지방발전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실질적인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중앙권한의 대폭적인 지방이양과 함께 자주조직과 재정분권, 자치입법권의 확대를 위해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마지막으로 통일시대 준비를 위해 영·호남 상생과 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지방 차원에서의 통일기반 조성과 국민적 통일 공감대 확산에 앞장서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가 한목소리로 영·호남 상생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임을 선언한 것은 당연하다. 수도권이 강원과 충청까지 확장되는 상황에서 절체절명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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