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유니온이 노동인권과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인 젊은 노동자들의 代辯者로 활약하고 있어 시선이 주목된다. 알바·비정규직 등을 이유로 받지 못한 각종 수당을 받게 했을 뿐더러, 이들의 권리향상에도 큰 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013년 2월 출범한 이후 사각지대에 놓인 젊은 노동자들을 위해 많은 업적을 일궈낸 대구 청년유니온은 올 한해도 여러 이슈파이팅을 위해 준비 중이다.이슈파이팅이란 ‘비정상화 정상화’로 당연시 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대구 청년유니온 최유리 노동상담팀장은 “현재 대구 일대는 불합리한 노동조건에 고통 받는 많은 젊은 노동자들이 있다”며 “대구 청년유니온은 지난해 각종 수당을 지급받게 한데 이어 올 한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고 말했다.◆나 역시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였다대구 청년유니온에서 중심인물로 활동하다 올해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최 팀장도 활동가이기 이전에 월 마다 수십 개의 기업에 이력서를 돌렸던 취업준비생이었다.가나한 가정형편에 학비 등을 버느라 7년 만에 졸업을 할 수 있었던 그녀는 주경야독으로 공부했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스펙이 저조한 최 팀장을 선택하지 않았다.최 팀장은 매일 같이 구직을 위해 컴퓨터에 매달렸고 이력서를 내는데 하루의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서류전형을 통해 연락 온 회사는 고작 10군데가 전부였다.그곳조차도 최 팀장은 선택할 수가 없었다. 면접을 보긴 했지만 급여 등 노동조건이 열악해 학자금 대출 등으로 쌓여있는 빚을 갚기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최 팀장은 계속된 취업실패에 점차 소극적으로 변해갔다. 점차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리게 됐고 나중에는 대인기피증까지 오게 됐다.한때 ‘우리세상’이라는 청소년단체에서 비상근 활동가로 일을 했을 정도로 활기찼던 그녀였지만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어 점차 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최 팀장은 “힘겹게 대학을 졸업했기에 사회는 오히려 이런 정성을 조금이라도 인정해 줄 것이라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정작 사회는 그런 열정과 패기는 무시한 채 오직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만을 합격의 기준으로 뒀다”고 말했다.최 팀장은 결국 계속되는 취업실패에 자신의 전공이었던 웹 디자이너로써의 꿈을 포기했다.이후 답답한 마음을 바꾸고자 과거 ‘우리 세상’을 통해 알게 된 ‘대구 청년유니온’에 나가게 됐다.모임을 나오게 되면서 최 팀장은 이곳이 자신의 적성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고 2012년 초 면접 등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대구 청년유니온은 어떤 곳인가대구 청년유니온은 청년세대가 참여하는 커뮤니티유니온으로 20-30대를 포괄하는 ‘청년노동조합’이다. 또 노동인권과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서 일하는 알바생들, 크리넥스 티슈처럼 상시적인 해고와 불안에 놓인 비정규직 청년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청년구직자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향상을 도모하면서 청년문제의 사회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청년공동체이다.아울러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청년노동의 질을 높이고 청년실업문제 대안 마련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청년들조차 소극적인 대구대구 청년유니온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에 앞서 20-30대 청년들과 함께하는 곳이기에 언제나 활기가 넘쳐날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패션과 유행 등이 넘쳐나는 젊은 세대들은 맞지만 서울·수도권처럼 자기주장이 강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노동인권의식이 너무나도 떨어졌던 것이다.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커피전문점 알바생에게의 ‘주휴수당’ 지급을 위해 펼쳤던 활동에서도 나타났다. 실태조사를 통해 증거자료를 얻기는 했지만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려고 하자 설문조사에 도움을 줬던 ‘알바’들은 그 누구도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았다.자신에게 불이익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그런 것이다.최 팀장은 “청년유니온은 전국 조직으로 타지에서의 활동내용도 모두 알게 되는데 대구·경북만큼 젊은이들의 인식이 뒤지는 곳도 아마 없을 것”이라며 “서울·수도권의 젊은 청년들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데 반해 대구·경북 청년들은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올 한해도 변함없이 젊은 청년들의 ‘빛’이 되겠다대구 청년유니온은 2015년 을미년에도 취업준비생·비정규직·젊은 저소득노동자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에 있다.노동상담, 청년실태조사, 정서치유프로그램, 사회참여활동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본격적인 젊은 청년들의 지원 사업에 나선다. 또 대구·경북 전역의 알바, 중소기업을 상대로 주휴수당, 휴일수당 등 각종 수당의 지급 정상화에 노력할 계획이다.최 팀장은 “갑의 횡포에 자신의 권리를 못 받는 것은 그 어떤 범죄보다도 가장 잔인한 수법이다”며 “대구 청년유니온은 2015년 을미년에도 젊은 취업준비생, 비정규직, 저소득노동자들의 행복을 전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